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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식의 계승자 EP.6 센텀시티 Part.2 15화 폭풍전야(2) 작성일2025.02.21 조회458

작성자비해랑

이젠 소설에도 1차 이미지가 보이니까 그냥 일단 한동안 이 표지로 밀고 가겠습니다.(표기 출처는 중요해서.... Illustrator : 모미미 작가님)

근황은..... 일 좀 쉬고 싶은데 현실이 마땅치가 않네요. 돈부족보단 직장에 자꾸 사람이 나가서 탈주각이 보이질 않아요..... 퇴직 윤허해 주세요....ㅡㅅㅡ

오늘도 읽으러 와주신 모든 분, 감사드립니다.

시작합니다

1038260

 

 

거점 한구석,

슈르르르르---------

셀 수 없이 수많은 붉은 실들이 얽히고 엮이면서 돔의 형태를 이루고 있었다. 실의 돔은 비단 같이 고운 자태를 보이며 빛나고 있었지만 만지면 깨질 것만 같은 유리라고 착각할 정도로 투명한 빛을 발했고, 아주 작은 바람에도 형태가 흔들리는 비눗방울처럼 섬세했다.


그러나, 그 실은 자신의 빛을 조금도 잃지 않은 채 빛나고 있었고, 더 거센 바람이 몰아쳐도 유연하게 흘려내며 흐름과 형태을 유지하고 있었다.

.....탓!

그 중심에 있던 자온은 실이 흘러가는 흐름에 맞춰 자연스럽게 한발짝 움직였고,

휘릭....!

그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거스르지 않도록 조심스레 창을 휘두르며 자세를 바로 잡고 있었다. 돔을 깨트리지 않으려는 건지 동작 하나하나는 평범한 사람보고 피하라 해면 여류롭게 피할 수 있을 정도로 느릿했다.

하지만 무(武)에 능통한 사람이 지금의 그를 보았다면, 그 느릿한 동작 하나하나가 아주 정밀함을, 힘을 낭비하지 않으려고 최적화된 움직임을 보인다는 걸 금세 눈치챘을 것이다.



 부우우우웅......!!


거기에, 그 움직임이 완연한 [지나 그레이스]와 같은 기술을 내비치면서 창을 휘두르던 자온이 잠시 모든 동작을 멈추고, 일순 초가속을 펼쳐보이곤 자체 훈련을 마무리 하였다.

"....후우."

바닥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 시작한 자온의 몸은 얼마나 집중을 했는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그는 땀을 가볍게 닦으며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불침번 조에서 잠시 빠져나온 나는 새벽에 있을 전투를 대비해 힘과 능력들을 검토하면서 '실능력'의 원주인이였던 형님 [비운]의 경혐과 사라진 시간, 지나 그레이스의 제자였던 [태양]의 경험을 내 몸에 끌어와 동화시키고 조정하고 있었다. 어떤 돌발상황이 일어날지 모르니까..... 그에 대응하기 위해선 지금 내가 쓸 수 있는 모든 걸 확인하고 끌어와야지.

구현 능력이 막힌 지금으로선 두 사람의 경험과 감각이 정말 도움이 되고 있었다. 뭐, 이따 [태양]이 가졌던 연심이 스팸 문자처럼 흘러오긴 했는데..... 나중에 볼 테니까 나중에 와, 나중에! 정신차리자! 뺨을 촥촥 때리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건 그거고...... 좋아. 힘이 꽤 회복되고 있어."

얼추 휴식을 마치고 몸을 확인해보니 힘이 순조롭게 회복되는 걸 느껴져 왔다. 매핑을 중단하고 나서부터 생각 이상으로 더 빠르게 회복되는데.... 정밀한 매핑은 힘을 많이 소모하는 모양이다. 뭐, 단순히 오래 유지하고 있어서 그런 걸수도 있지만. 뭐, 그건 나중에 연구해보고.....

"이 정도면 아예 능력 하나를 온전하게 회복시킬 수 있겠는데?"

워낙 힘이 빠르게 회복된 덕분에, 아예 발현조차 불가능한 구현과 갑주 능력을 제하면 내가 쓸 수 있었던 능력을 일부 온전히 회복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을 회복하였다. 그럼 뭘 회복하냐가 이제 문젠데.... 흠......

내가 선택해서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은 셋. 어째선지 모르겠지만 영감의 초재생, 그리고 내 능력인 경화와 염화.....

"재생이나 경화를 골라야하나.....?"

염화는.... 배제해야 하나 싶었다. 일단은 효율. 내 염화는 엄밀히 따지면 죄업을 태우는 불꽃이지, 가열이 중심이 되는 능력이 아니다. 평범한 염화로 쓰려면 힘을 더 소모해야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지금 내 힘이, 근원이 불안정한 것이 더 큰 문제였다.


지금 내 상태는 형님의 능력이었던 [온리 원]과 [모이라]의 반동으로 능력들의 그릇이 산산조각 난 상태. 그 그릇을 온전히 수복하려면 그릇에 힘을 완전히 채워야 하는데..... 갑주와 구현 능력은 영감이 수리 중, 염화는 오메가 나이트와 교전하면서 바닥까지 끌어쓴데다, 남은 일말마저도 채민우 경정님을 보내드릴 때 소모해서 기껏 회복한 그릇을 다시 박살 내버린 상태다. 집중적으로 회복시켜도 다른 능력을 회복시키는 것보다 못 하겠지. 그렇다고....

"정말.... 그 둘이 최선일까....?"

솔직히 재생과 경화, 어느 쪽이든 나쁘진 않은 능력이였다. 재생을 택하면 평소와 비슷한 전투 스타일을 재현할 수 있고, 경화를 선택하면 방어에 유용할 터. 아니면 불안정하더라도 둘 다 어느정도 수준까지 회복시켜서 균형을 맞춘다는 방법도 있는데..... 이러면 막상 오메가 나이트의 불꽃을 상쇄시키거나 약화시킬 방법이 없었다.

"자, 처음부터 다시 확인하자. 나는, 지금 무슨 패를 가지고 있지?"


방대한 양을 발현할 수 있는 초유연과 빛 속성을 가진 실 능력.

이유는 모르지만 강화된 각력을 이용한 극각. 그리고 가속.

능력을 발현할 수 없는 대신유일하게 구현 가능한, 불괴 특성의 창과 창술.

마찬가지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계속 유지되고 있는 간파 능력의 눈.


그리고 아마 딱 한 번만 쓸 수 있는----와 당장은 쓸 수 없는.....------까지.


자.... 여기서 내 패와 가장 조화로울 수 있는 패는 뭘까? 어떤 능력이 더 변수를 창출해낼 수 있지?

선택할 수 있는 건 많지만, 실행할 수 있는 건 단 한 가지 뿐.

"....그래. 이렇게, 회복시키자."

한참을 고심한 끝에, 나는 
[한 방식]을 골라 회복하기 시작했다.



******



한편, 같은 시각.

".....휴우. 잠이 안 오네. 좀 자두긴 해야 하는데...."

조금 전 허유미가 막사 밖에서 옥신각신하던 김철수와 자온을 혼내면서 남았던 잠도 달아난 은하는 막사를 나와 뒷편에서 서성거리고 있었다.

"거기 있는 거, 은하 맞지?"


"흐익?!"

은하는 고양이마냥 쭈뼛거리며 화들짝 놀랐다. 갑자기 뒤에서 들린 목소리가 들린 것도 있지만, 목소리의 주인이 아직도 좀 어색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였다.

"이, 이슬비?"

"뭐야? 왜 그렇게 놀라는데?"

"미, 미안.... 완전히 방심하고 있었거든. 아무튼..... 미안해."

"왜 계속 사과만 하는 건데?"

"그냥.... 어쩐지, 네 얼굴을 보고 나니까.... 미안하다는 말밖에 떠오르지가 않아서. 나..... 나쁜 짓, 많이 했거든. 네가 모르는 곳에서, 너는 상상도 못 했을 일들을...."

은하가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면서 마저 대답하니, 이슬비는 은하 곁에 다가와 살며시 그녀에게 기대왔다.

"은하야. 나는 네가 지난 몇 년간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 해. 내가 아는 건.... 나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내 친구인 네가 나를 도와주러..... 기적처럼 찾아와 줬다는 거야. 나한테는, 그 사실 하나면 충분해. 역시 넌, 내 소중한 친구야."

"그런 말 하고..... 쪽팔리지도 않아.....?"

"뭐 어때? 친구 사이인데. 예전의 너야말로 이런 부끄러운 말 많이 했었잖아? 정의라든가 우정이라든가 그런....."

"아, 아아아아아------ 안 들려, 안 들려......"

"후후. 알았어. 그만할게."



쏴아아----- 쏴아아아아------


두 사람은 서로 남은 거리감을 좁히려고 하듯 말없이 손을 잡으며 요트 정박항에 부딪치는 파도 소리를 들었다.

".....경황이 없어서 말은 못 했지만..... 혜성 아저씨의 일은.... 유감이야."

"....응, 고마워."

"...."

".....참, 그건 그렇고 말인데, 우리 친구 중에 저수지라는 이름의 언니가 있는데 말이야. 몸 속에 마스테마란 게 들어있는 상황이야. 듣자하니 네가 전격으로 그 마스테마를 제거할 수 있다던데.... 사실이야?"

"응. 몇 번인가 경험이 있어. 그 분은 어디에 계신데? 지금이라도 당장 마스테마를 제거해 드릴게."

"아니, 당장은 괜찮아. 너도 힘을 온존시켜야 할 거고, 저수지 언니도 막 수술이 끝난 뒤라 안정을 취해야 한다니까..... 괜찮을 거야. 그 언니, 지금 냉동 캡슐 속에서 잠들어 있거든."

"냉동 캡슐....? 그러고 보면 유정 언니를 담을 냉동 캡슐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 같던데...."

"응? 뭐라고 했어?"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그것보다도....."

이슬비는 순간 든 위화감을 넣어둔 채 은하와 대화를 이어갔다...



******



같은 시각, 또다른 막사 뒷편에서 조금 떨어진 벤치.

"......"

"잠이 안 오나 보죠?"

뚱한 표정으로 앉아있던 소녀 옆으로 손 하나가 쓱 나타나더니, 순식간에 새가 그려진 카드 한장이 나타났다.

"아, 하피... 씨...."

늑대개 팀의 괴도, 하피를 알아본 소녀-소마는 언제 뚱했냐는 듯 금세 활짝 웃어보였다.

"조금 들떴나 봐요! 내일 큰 싸움이 있잖아요? 가슴이 두근거려서 도저히 잠을 못 자겠더라고요!"

"저도 마찬가지예요. 후훗..... 잠깐, 옆에 앉아도 될까요?"

"네! 물론이죠!"

"고마워요."

소마 곁에 앉은 하피는 말없이 소마를 지긋-이 바라보기 시작했다. 소마는 하피가 왜 그렇게 자신을 바라보나 싶었다. 이 어색한 분위기를 깰까 싶어 개그라도 하려는데,

".....듣자하니 소마양. 당신은 메리를.... 어머니로 생각한다죠?"

"아..... 그건....."

"그와 관련해서요 고백할 게 있어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는 당신이 어머니로 생각하는 그 여자를 죽이려고 했어요."

"네? 엄마를요!?"

소마가 한순간 살기를 내비쳤지만, 하피는 아랑곳하지 않고 평온하게 말을 이어갔다.

"지금은... 그런 생각은 안 하지만요. 애초에 그 사람을 죽일 생각을 한 건, 저한테 중요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만들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누가 그러더군요. 그 중요한 사람이 원하는 건 그런 게 아닐 거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고민하는 중이에요."

"그러셨군요...... 엄마는, 확실히 나쁜 짓을 저지르셨어요. 하지만....."

"저도 예전에 실수를 한 적이 있어요. 의존해서는 안 될 상대에게 의존해서, 많은 시간과 감정을 소모했었죠. 지금의 당신을 보면, 그때의 제가 떠오르네요."

하피는 이젠 세상에 없는, 조금씩 기억에서 잊고있는 누군가와 그 누군가에게 일그러졌던 어렸던 자신을 떠올리면서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런 말 하는 거, 당신의 선생님이 해야 할 역할이긴 하지만..... 그래도 참견을 좀 할게요."



"헤어져야 할 때는 확실히 헤어져야 해요. 당신도, 그 사실을 이해하고 있겠죠?"


"하지만.....!"

소마는 목이 막힌 것처럼 찰나 빈 소리만 내다가, 


".......그래도 엄마는......! 그래도 엄마는 엄마인데! 우리 엄마인데 어떻게 그렇게 쉽게 헤어진다는 거예요!! 전 엄마 딸이란 말이에요! 엄마와 자식의 인연인데!! 어떻게, 어떻게 그걸 끊어내라고 하는 거예요?!!"

이내 악을 쓰기 시작했다. 실패작이라며 모욕당하고, 잔혹하게 실험을 당하면서 피를 뽑혀가도, 심지어 증오하는 차원종을 이용한 실험을 당했어도 그녀는, 소마는 애써 웃으면서 엄마인 메리를 사랑했고, 그녀에게 사랑받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버텨오며 해온 걸 끊어내라는 말을, 하물며 가까운 사람도 아닌 타인에게 들어서였을까, 격앙된 마음이 목 너머로 계속 쏟아져 나왔다.

"힘들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지금 이를 악물고 끊어내지 않으면, 점점 더 힘들어질 거예요. 끊어내지 못한 채 끌려다니면.... 언젠가는 당신의 마음이 병들고 말테죠."


"하지만 당신은..... 저와 엄마가 어떤 사이인지 모르잖아요!!"

"그야 모르죠. 제가 아는 건..... 당신은 누군가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고, 당신의 엄마는 그렇지 않다는 것 뿐이에요."

".....!"

"잘 생각해 보세요. 아직, 날이 밝으려면 시간이 있으니까."

"....네, 알겠어요."

소마와 하피는 심숭생숭한 상태로 각자 생각을 정리하려 멀어지려는데,





.......
치직





치이이이이이------- 치이이이이이-------

"?!"

귀를 찌르는 듯한 규칙적인 소음이 거점 안을 울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소음에 잠들어 있던 이들이 화들짝 놀라며 깨어났고, 깨어있던 이들은 갑작스런 소리에 잔뜩 긴장하며 소리가 난 방향으로 발길을 옮겼다.

그 와중에, 누군가들은 긴장하면서도 거침없이 소리의 진원지를 향해 달려갔다. 이들, 시궁쥐들에겐 익숙할 수 밖에 없는, 비둘기의 호출음이였기에.



******



"다들, 비둘기의 호출음을 듣고 모였군. 방금 전 비둘기에 통신이 들어왔다. 누가 연락했는지 발신자를 확인해보도록. 뜻밖의 인물이..... 연락을 취해왔으니까."

먼저 도착해 비둘기를 확인한 김철수의 표정이 잔뜩 굳어있었다. 대체 누구길래 저러는 거지? 누군가 싶어 들여다 보았.... 어.......!?

"이건.... 말도 안 돼요! 여, 연락을 취해온 사람이....."

김철수와 감찰관의 말대로..... 오메가 나이트 이상으로 뜻밖의 인물이 비둘기에 표기되어 있었다.



 

 




<Michael von Kisk>


"미하엘 폰 키스크.... 총장이라니....?!"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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