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비추는 따스한 봄날 거리에 위치한 벚꽃이 활짝 핀 것과 동시에 날이 따뜻해 져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나와 저마다 즐겁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누군가는 벚꽃을 사진 찍거나 산책을 하러 혹은 연인과 데이트를 하는 등 각자 할 일을 위해 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나와 있었고 벚꽃이 피어 있는 나무 아래에서 소녀도 자신에 할 일 때문에 누군가를 기다리며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슬비야." 기다리던 그때 잠시 후 슬비라는 이름을 부르는 소녀가 다가오자 나무 아래에서 시계를 보고 있던 분홍머리에 키가 작은 소녀 지금은 검은양팀 리더인 클로저로서 활동하는 슬비가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시선을 돌렸다. "안녕, 은하야." 자신을 불러 다가오던 소녀는 시궁쥐팀의 클로저이자 과거 슬비와 같이 아카데미 시절 친구였던 은하였다. 은하가 온 것을 보고 슬비는 다가갔고 곧장 그녀에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생일 축하해. 은하야." "고마워. 이 말을 너에게 듣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네." "그러게. 이러니까 옛날 생각난다." 두 사람은 과거 아카데미 시절에 함께 붙어 다니며 어울렸지만 은하가 중간에 중퇴를 하는 바람에 헤어지게 되어 이별하게 되었다. 하지만 서로 클로저가 되어 다시 만나게 되었고 함께 일상을 보내는 날까지 다가왔는데 마침 오늘은 은하의 생일이었고 은하는 아무 생각이 없이 평소처럼 지내려고 했지만 며칠 전 있었던 일을 통해 오늘 슬비와 약속을 잡아 만나게 되었다. *** 평소와 같이 클로저 일을 하며 보내던 날 오늘도 하루일과를 마치고 시궁쥐팀 팀원들과 함께 은하는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그때 슬비가 그녀를 불렀고 할 말이 있다는 말에 은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는데 슬비가 말한 제안에 은하는 놀라고 말았다. "주말에 같이 놀자고?" "응. 그날 너 생일이니까 축하해주고 싶어서." 생일이라는 말에 은하는 이번주가 자신에 생일이라는 것을 잊고 있었다. 예전부터 생일날이 찾아와도 큰 의미가 없다 싶은 은하는 어느 순간 잊어버린 채 살고 있었는데 오늘 슬비의 말을 듣고 다시한번 그녀에게 생일에 대한 인지를 하게 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딱히 기쁘지는 않았다. 이제 와서 생일을 축하 받는 것도 생일이라고 특별한 날을 보내는 것도 큰 의미는 없을 거라 생각한 은하는 슬비가 신경써주는건 고맙게 생각하지만 지금은 자기 시궁쥐팀과 함께 하는 게 더 우선이니 제안을 거절했다. "미안, 딱히 내키지가 않아." "그래도....최근에도 차원종 처치하느라 일이 많았잖아. 이제는 좀 한가해졌고 마침 곧 생일이니까 축하해주고 싶어서 그래." 슬비가 은하의 손을 잡아 부탁하자 은하는 더욱 거절하기 힘들었다. 이렇게까지 간절히 바라는 그녀의 모습에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었고 은하는 결국 생각해 본다는 답을 한 채 슬비와 헤어졌다. 그리고 그날 밤 홀로 방에서 은하는 슬비가 말한 제안에 고민을 하게 됐다. 이전까지 생일 같은 거 신경 쓰지 않고 살았는데 지금 와서 다시 축하 받는 것도 그렇고 무엇보다 팀원들한테도 말하지 않은 생일에 괜히 들통나서 신경 쓰이게 하는 것도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역시 거절해야 좋다고 생각한 은하는 슬비에게 통화를 하려던 그때 누군가 은하의 방 문을 두드렸다. "은하, 나 들어가도 돼?" "미래구나. 들어와." "애리랑 루시가 간식 사왔다고 해. 은하도 나와서 같이 먹자." "알았어. 곧 갈게." 식탁에 둘러앉아 간식을 먹고있을 무렵 모두가 맛있어 하며 표정이 밝은 것과 다르게 은하는 반대로 표정에 고민이 한 가득이었다. 그녀의 표정을 보고 눈치챈 애리는 은하보고 무슨 일이 있냐고 묻자 은하는 아무것도 아니라며 넘겼다. "솔직하게 말해줬으면 좋겠다. 네가 그렇게 심각한 표정을 짓는 거면 우리 역시 걱정하니까." "진짜 아무것도 아니요." 철수까지 예리하게 은하의 표정을 보고 눈치챘고 은하는 오히려 아니라며 말했다. 하지만 결국 팀원들은 이미 은하의 행동에 눈치를 챈 거 같았고 모두가 은하를 빤히 바라보자 은하는 결국 팀원들에게 다 털어 놨다. 그리고 저마다 놀란 반응을 보였는데 가장 놀랐던 건 곧 있을 은하의 생일이라는 것에 아무도 몰라서 그런지 곧 생일이라는 것에 다들 크게 놀랐다. "아니, 왜 그런 중요한걸 말 안 하셨어요?" "하....내가 저래서 말 하지 않은 건데." "생일이면 축하 받아야 할 일이지. 그게 문제 될 게 있어?" "아마 은하씨 성격에는 저희가 챙겨 주는 게 부담스러워서 그런걸거에요. 오랫동안 생일 같은 거 없이 지냈다가 이렇게 갑자기 친구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에게 축하 받고 챙겨주는 게 부담스러워서 그런 거 같아요." 애리의 정확한 답변에 은하는 침묵을 유지하던 중 미래는 은하보고 슬비와 재미있게 즐기고 오라고 말했다. 그러자 은하는 괜찮다며 거절 할거라 말했지만 오히려 루시가 그녀의 행동을 저지했다. "그러면 이슬비씨가 슬퍼하실거에요. 이슬비씨랑도 간만에 다시 재회해서 함께 할 수 있는 건데, 이럴때 아니면 또 언제 즐기겠어요." "하지만...." "우리 모두 마찬가지야. 우리는 은하가 좀 더 솔직하고 생일날에는 즐겁게 보냈으면 좋겠어. 그러니까 다녀오도록 해." 팀원들의 설득에 은하의 마음은 흔들리던 나머지 결국 자신에 마음을 털어 놓은채 고개를 끄덕였다. 속으로는 그녀 또한 슬비와 함께하는 시간을 바라고 있었지만 애써 거부하려는 마음을 팀원들의 말에 그만 승낙하고 말았고 그날 밤 결국 슬비에게 연락해 생일날 만나자는 약속을 정하게 되었다. *** 그리고 다시 현재 그렇게 약속을 잡고 생일당일 긴장한 나머지 전날 은하는 잠을 설쳐 늦게 오고 말았지만 슬비와 함께 간만에 여유롭게 놀 수 있다는 것에 은하는 기뻤고 슬비는 곧장 자신이 예매한 영화가 있다며 서둘러 은하와 함께 영화관으로 향했다. 영화관에 도착 후 은하는 슬비가 어떤 영화를 예매 한거냐고 묻자 슬비는 은하가 좋아할 히어로물 관련 영화를 준비했다고 말했고 마침 은하는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자 기뻐했다. 그렇게 영화를 시청하자 은하는 영화에 집중하고 있었고 영화를 보면서 보통 팝콘과 콜라를 준비해 먹으면서 봤지만 은하 같은 경우는 기대했던 영화라 그런지 팝콘까지 손 대지 않고 집중할 정도로 봤고 영화가 끝 마치자 그제서야 몸을 풀며 즐거웠다며 슬비에게 영화에 대한 소감을 줄줄이 이야기 했다. "그렇게 재미있었어?" "응. 마지막에 히어로가 등장 할때 그 장면은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아. 슬비 너는 재미있게 봤어?" "나도 볼만 했어. 여주인공이 히어로와 같이 이어질 때는 감동이 더라고." "그래? 너도 즐거웠 다니 다행이네. 괜히 나 생각해서 나만 좋아하는 영화로 골라 준거 아닌가 좀 걱정했거든." 은하는 슬비가 자신 때문에 영화를 골라줘 슬비는 반대로 재미가 없지 않았을까 걱정했지만 오히려 슬비 본인도 재미있었다고 말하며 은하의 걱정을 덜어줬다. 그러다 슬비는 잠시 시간을 보더니 당황한채 갑자기 은하의 팔을 잡고 급하게 달렸다. "슬비야, 어디 가는 거야? 갑자기 왜 달리는 건데?"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야. 안 그래도 오늘 예약한 식당이 있었거든. 시간이 지체 돼서 서둘러 가야 한다고." 은하는 갑자기 식당 이야기가 나온 것에 황당했지만 때마침 점심시간 인 것과 영화를 보면서 팝콘도 안 먹고 또 오늘 늦게 일어나 슬비랑 만나서 아무것도 안 먹은 상태라 이미 공복이 차 있는 상태였다. 그렇게 슬비를 따라 도착한곳은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 집이었다. 가게 외관만 보면 비싼 곳으로 생각해 은하는 긴장했지만 슬비는 점원에게 예약한걸 알리며 아무런 문제없이 편하게 예약된 자리로 가서 앉았다. 안에 들어와 자리에 앉은 은하는 가게 내부 인테리어를 보고 확실히 비싼 곳이라 생각했지만 부담스러워 하는 그녀와 다르게 슬비는 편하게 점원에게 메뉴를 추천 받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은하야, 혹시 먹고 싶은 거 있어?" "어? 난 잘 모르겠네. 그냥 네가 편한대로 시켜줘." "그래? 알았어." 주문을 마치고 난 후 달려오느라 목이 탔는지 슬비랑 은하는 준비된 컵에 물 한잔 마셨고 은하는 슬비보고 너무 비싼 곳으로 잡은 게 아니냐며 조 심히 물었다. 하지만 슬비 말로는 이곳이 가격도 저렴하고 사람들 리뷰와 음식 맛이 좋아 이곳으로 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하는 메뉴판에 음식들 가격을 보고 슬비 말대로 가격은 저렴했지만 그래도 가격이 꽤 나가는 곳이라 평소 시궁쥐팀에서 지내던 그녀에게는 부담스러운 건 마찬가지였다. 잠시 후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자 은하는 테이블에 놓인 음식들에 감탄했다. 평소라면 이런 음식을 먹어볼 기회가 없고 수금원 시절때부터 이런 음식들은 쳐다 볼 기회조차 없었는데 지금 그녀의 눈앞에 놓여있자 감탄밖에 안 나왔다. "자, 은하야. 어서 먹자." "자....잠깐만....나 먹기전에 이거 사진으로 남겨둘게." 평소 볼 기회가 없던 음식이라 은하는 눈앞에 놓인 음식들을 그냥 먹기에 아까워 이왕 먹는 거 기억에 남기 위해서 그녀는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한장을 찍으면 다른 각도로 또 한장을 찍으면 다른 위치에서 여러 사진을 찍었고 그 모습을 슬비는 빤히 쳐다보다 은하와 눈이 마주치자 은하는 자신이 지금 뭘 하는 건가 싶어 부끄러운 나머지 얼굴을 붉히고 말았다. "푸훗...." 그때 슬비의 입에서 그만 웃음소리가 나오자 은하는 갑자기 그녀가 웃은 것에 놀랐다. 혹시 자신이 너무 오버 한 건가 싶어 웃음이 나왔나 싶어 은하는 마음껏 놀리라며 고개를 숙였다. "아니, 그런 거 아니야. 그냥 지금 너의 모습 보니까 옛날 생각이나 서 그래. 그때는 지금보다 더 밝고 표정도 더 웃을 때가 많았잖아." "그랬나? 난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진짜로 그랬다니까. 아카데미에서 여행 갈 때면 여행지 사진 찍으면서 지금처럼 크게 감탄하면서 기뻐 했잖아. 기억 안나?" "어....언제적 이야기를 하는 거야. 됐으니까 어서 밥이나 먹자." 얼굴을 붉힌 은하는 슬비의 이야기에 부끄러워 화재를 전환하기 위해 식사에 들어갔고 간만에 먹는 파스타의 맛에 은하는 또 다시 표정이 밝아졌고 그 모습을 본 슬비는 은하가 마냥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것에 안심 하는 거 같았다. 식사를 마친 뒤 은하와 슬비는 모두 음식에 만족한 눈치였고 계산을 끝내고 바깥에 나온 채 걸어 다니며 다음 일정에 대해 확인하던 중 은하는 슬슬 그곳으로 가자고 향했다. 슬비는 오늘을 위해 마침 은하가 좋아하는 그것을 직관하기 위해 표를 구매했고 은하가 팬으로서 응원하고 싶은 청룡이 있는 무대 신서울 종합 야구장으로 향했다. "와....사람 진짜 많네." "그러게. 청룡이 인기가 있는 건 알았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어." "청룡 팬으로서 이건 기쁜데? 무엇보다 내 생일에 청룡에 시합을 직관 할 수 있다는 게 나에게 있어 가장 큰 생일선물이라고 생각해. 이 기세를 몰아 반드시 청룡이 이기도록 응원하겠어. 슬비 너도 그래 줄거지?" "어....응....나도 열심히 응원 할게." 은하는 아이처럼 환하게 웃으며 청룡의 시합에 주목했고 이어서 사회자에 안내에 따라 청룡과 거인을 소개하며 본격적인 시합에 들어갔다. 하지만 청룡팬으로서 은하와 사람들에 예상과 다르게 초반부터 거인이 밀어 붙이자 청룡이 점점 불리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혹시 이대로 정말로 청룡이 패배하는 건가 싶어 위기에 상황까지 찾아왔고 마지막 남은 상황에서 청룡의 타자가 나와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어서 거인쪽 투수가 공을 던지자 스트라이크 상황까지 발생해 정말 패배하는 상황 속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청룡의 팬들은 모두 함성을 외치며 응원을 했고 은하 또한 다른 팬들처럼 응원을 하면서 청룡이 이기는 걸 빌고 있었다. <타앙!> 그리고 응원의 외침이 한참 울리던 상황 거인이 공을 던지는 것과 동시에 응원이 도움이 되었는지 청룡의 타자가 공을 날렸고 멀리 날아가는 상황에 홈런으로 이어져 결국 청룡이 역전승 하는 놀라운 반전에 결과가 일어났다. 청룡의 팬들은 물론 은하까지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를 질렀고 은하는 슬비를 들어올려 껴 안은 채 기뻐하며 신나 했다. "은하야, 앞에!" "어?" 그러자 슬비가 은하를 부르더니 은하 쪽으로 홈런볼이 날아와 은하는 재빨리 공을 붙잡았다. 방금 전 날린 홈런볼이 멀리 날아가다 그대로 은하 쪽으로 날아왔고 은하는 어쩌다가 공을 잡아 홈런볼의 주인이 되었다. 시합이 끝난 후 홈런볼을 받은 것도 모자라 공에 청룡 선수의 싸인까지 생겨 기뻐했고 경기가 끝나 야구장을 나온 은하는 경쾌한 발걸음과 함께 공을 바라보며 기뻐했다. "그렇게 좋아?" "응. 살면서 청룡의 팬으로서 홈런볼에 거기에 싸인까지 받게 될 거라고 생각도 못 했어." "그 선수분들도 오늘 너 생일이라니까 싸인 하는데도 신경 많이 써주셨잖아. 아무튼 좋은 생일선물이 생겨서 다행이다." 슬비의 말에 은하는 고개를 끄덕였고 기분이 무척 좋아 보였다. 그러던 중 슬비는 잠시 은하와 걸어가다 그녀의 옷차림을 보고 매번 볼때마다 같은 옷을 입고 있는 거 같아 조금 신경 쓰였다. 시궁쥐팀이 다른 팀들과 다르게 예산이나 이런 부분이 부족하고 은하가 빚이 많아 자기 개인적인 부분에 돈을 쓰지 못하는 건 알았지만 그럴 때마다 슬비는 친구로서 그녀를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고민했고 그 결과 생일인 오늘 슬비는 그녀에게 한가지 선물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래서 슬비야. 이번에는 어디 갈꺼야?" <덥석!> "갈 곳은 이미 정해 놨어. 일단 너는 날 따라와." 갑자기 슬비는 은하의 팔을 붙잡더니 그녀를 데리고 이동했다. 은하는 그녀가 갑자기 자신을 붙잡고 데려가자 당황했고 잠시 후 도착한곳은 옷 가게였다. 은하는 슬비가 자신을 데리고 옷 가게 온 것에 이해가 안 갔지만 곧장 슬비는 안으로 들어가 은하에게 어울릴 옷을 점원에게 추천 받는 것과 함께 자신이 옷들을 스캔하면서 하나씩 은하에게 건네 입어보라고 했다. "응. 잘 어울리네." "슬비야? 갑자기 옷 가게 와서 나보고 옷을 입어보라고 하고 지금 나만 이 상황이 이해가 안가는 거야?" 은하는 아무리 봐도 갑자기 자신을 옷 가게 데려와 옷을 입어보라는 슬비의 행동에 납득이 안 갔다. 하지만 슬비는 은하의 말에 신경 쓰지 않고 계속 옷을 골라주며 입어보라고 하자 은하는 할 수 없이 계속 옷을 입어보면서 슬비의 말에 따랐고 어느정도 옷을 다 고른 후 슬비는 바로 점원에게 부탁해 옷을 계산했다. "야, 설마 이걸 다 사려고? 가격이 꽤 나갈 텐데...." "그냥 내가 해주고 싶어서 그래. 매번 볼때마다 같은 옷만 입잖아. 아직 너에게 생일선물도 못 줬으니 이렇게 내가 주는 선물이다 하고 받아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아까 볼 때 네가 입었던 이 옷들 진짜 잘 어울렸거든." 칭찬을 듣자 은하는 그만 얼굴을 붉혔다. 솔직히 아까 전 슬비가 골라준 옷들을 보면 싫다고 할 수 없고 그렇다고 좋아하기에도 애매했다. 단지 오랫동안 수금원 일을 하면서 다른 여자애들처럼 예쁜 옷을 입을 기회가 없고 무엇보다 자기에게는 거리가 먼 이야기라 생각해 은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슬비 덕분에 다른 애들처럼 예쁜 옷을 입게 되었고 옷가게를 나오면서 기존 옷과 다르게 아까 구입한 옷을 입고 나오자 어쩐지 은하는 수줍어 하는 눈치였다. "은하야, 어서 가자. 슬슬 저녁 먹으러 가야지." "어....응...." 슬비의 말에 은하는 조금씩 발 걸음을 옮겼고 슬비는 은하의 손을 붙 잡은채 그대로 과감히 밖으로 나와 식당으로 향했다. 당황한 은하는 할말을 잃었지만 슬비의 행동에 그대로 따랐고 식당에 와서 저녁을 다 먹은 후 바깥에 나오자 날은 그새 어두웠다. "날이 벌써 어두워졌네. 오늘 덕분에 즐거웠어." "나도 간만에 즐거웠어. 하지만 아직 헤어지기는 일러. 너에게 아직 보여 줄게 남았으니까." 은하는 이후 헤어질 생각으로 작별인사를 했지만 슬비는 아직 할 일이 남았다고 말했고 여기서 또 뭐가 남았나 은하는 의문이었다. 그러더니 제과점에서 슬비는 갑자기 케익을 하나 사더니 포장한채 들고는 그 외 마실 음료를 은하보고 뭘 마실지 정하면서 음료까지 구매를 하고 있었다. 도대체 그녀가 또 무슨 이벤트라도 하는 건가 은하는 알 수 없었고 우선 늘 즐겨먹는 캔 커피를 선택한 뒤 그대로 슬비는 은하를 데리고 공원으로 향했다. 마침 공원에는 사람이 많이 없어 한적했지만 은하는 왜 그녀가 자신을 이곳으로 데려왔는지 의문이었다. "다 됐다." 벤치에 케익 상자를 놔둔 뒤에 슬비는 케익을 꺼냈고 성냥으로 촛불에 초를 붙였다. 어두운 공원 거리에 케익에 촛불만이 불을 밝히고 있었고 그 상태로 슬비는 내게 케익을 들고 오며 환하게 웃은 채 미소를 지었다. "은하야, 생일 축하해!" "설마....이걸 해주려고 여기 온 거야?" "그것도 있지만 너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게 있었거든." 단순히 여기서 축하해주려고 슬비는 은하를 데려온 게 아니었다. 은하는 슬비가 또 무슨 이벤트를 준비 한 건가 싶어 잠시 후 공원 주위에 있던 가로등 빛이 비추더니 가로등 사이에 숨어있던 나무에 피어 있는 무수히 많은 벚꽃들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 모습들을 보자 은하는 넋을 놓고 바라보고 있었고 은하의 표정이 마음에 들어 하는 눈치인 거 같아 슬비는 옆에 다가오며 뿌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어때? 너에게 보여주려고 내가 찾은 명당이야. 클로저 일을 끝내고 우연히 이쪽으로 가다가 발견해서 꼭 보여주고 싶었거든." "이렇게 예쁜 벚꽃은 처음 봐. 평소에 벚꽃 같은 거 크게 신경 안 썼는데 자세히 보니까 진짜 예뻤구나." 벚꽃이 바람에 흩날리는 모습을 보며 은하는 그 감상에 빠져 들었고 어느정도 감상을 마친 후 슬비에게 감사 인사를 해줬다. 간만에 자신이 그동안 느껴볼 수 없던 것을 많이 경험하게 해준 것에 은하에게 있어 오늘 하루 최고에 날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슬비는 은하의 손을 두 손으로 꼭 잡아줬다. "앞으로 이렇게 둘이서 함께 더 많이 즐겨보자. 우리가 그동안 헤어져서 함께 누리지 못한 것들 오늘처럼 같이 말이야." "응....그렇게 하자." 서로를 마주보며 은하와 슬비는 앞으로 오늘과 같이 함께 시간을 보내는 걸 약속했다. 그러나 그 약속은 얼마 못 갔고 1년이 지난 지금 결국 약속은 이뤄지지 못했다. *** <쏴아아아아!> 1년이 지난 지금 올해도 은하의 생일은 찾아왔다. 하지만 그때와 다른 것은 슬비에게 축하 받은 공원에 슬비 없이 은하 혼자 있던 거였다. 그때와 다른 점이 하나 더 있다면 올해 생일은 비가 내리고 있었고 작년에 봤던 벚꽃도 비가 내리는 것으로 벚꽃은 땅에 떨어져 있었다. "결국....난 혼자가 됐네." 그날 약속을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이제는 함께 할 거고 다시 친구로서 잘 지낼 거라 생각한 두 사람에 관계는 서로 다른 의견으로 부딪쳐 친구로서 이어지지 못한 채 지금 이 자리에는 은하 혼자만 있었다. 만약 두 사람이 서로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아픈 마음을 가진 채 살아가지 않았을 텐데 서로 알게 되면서 함께하면서 정이 쌓이다 보니 그 결과 서로가 충돌하는 사태가 일어났고 누구 하나를 잃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비극을 맞이하고 말았다. "이제 다시는 너와 그때처럼 함께하지 못하겠지." 홀로 땅에 떨어진 벚꽃을 줍던 은하는 벚꽃에 분홍색 색깔을 보고 슬비의 머리색이 떠올랐는지 한참을 바라보다 슬비의 생각에 벚꽃을 바라보며 혼자서 아무도 듣지 못한 소리로 작게 흐느끼며 비를 맞고 있었다. 작가의 말 아 겨우 시간 맞춰 올리네요. 이번 은하 생일에는 간만에 슬비랑 같이 시간 보내는걸로 한번 만들었는데요. 따로 시궁쥐팀에게 축하를 받는것도 괜찮지만 그래도 역시 절친인 슬비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게 더 좋을거 같아 슬비에게 축하받는걸로 이야기를 한편 만들게 되었습니다. 추가로 단순 해피 엔딩으로 끝낼까 하다가 오늘 또 비가오다보니 비오는 날 맞춰 마지막은 생일을 함께한지 1년 지난 현재시점으로 좀 어두운 분위기에 슬비 없이 혼자 생일날 쓸쓸히 있는 은하를 끝으로 마무리 내는게 좋을거 같아 마무리는 다소 어둡게 끝냈습니다. 아무튼 은하의 생일 진심으로 축하하고 슬비와 친하게 오랫동안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네요. 그럼 전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기로 하고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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