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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식의 계승자 EP.6 Part.2 Epilogue(上) 작성일2025.09.25 조회108

작성자비해랑

센텀시티에서의 교전으로부터 며칠 뒤.

클로저들은 남포동에서 일어난 테러와 센텀시티의 플라이 타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도시의 복구를 돕고 있었다.

"여러분, 오늘도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아니예요, 감찰관. 오히려 이렇게라도 안 움직이면.... 불안해서 말이죠."

우리 팀도 도시 복구를 돕고 있었지만.... 오늘은 모두, 다 평소보다 집중해서 작업했다.

"....저수지는, 어떻게 됐어?"

그도 그럴게, 오늘은 저수지의 수술이 진행되는 날이였다. 슬비 양이 마스테마를 소각하면, 그 사이 멎었던 심장을 인공 심장으로 교체하는 그 수술은.... 이미 끝나고도 남을 시간이였다.

"저수지 씨는.... 수술 자체는 성공적으로 끝났고, 현재 안정을 취하고 계시는 중이예요."

"....하아. 다행이예요.....!"

다만 대수술이었던 만큼, 아직 의식은 회복하지 않았다고 해요. 금방 의식이 회복되지 않은 확률도 높다고 하셨고....

"됐어요. 그 언니가 우리 기다려준 게 얼마나 되는데 그거 못 기다려주겠어요?"

"은하 말이 맞다. 이제는, 우리가 기다려 줄 시간이지."

"네. 그럼 저수지 씨가 의식을 찾는대로 여러분께 바로 연락할 수 있도록 얘기해 놓을게요."

"저, 그리고 말이 나온 김에요, 시궁쥐 팀의 차후 방침에 대해서 생각을 해봤는데요. 이번 작전에서 여러분과 함께 싸웠던 3개의 팀은, 아직 체포하지 못한 총장 세력의 체포를 목표로 움직일 거예요."
"저희도 일단 이번에는 그 작전을 도와드리긴 했지만, 이후에 어떻게 될지는 상부의 명령을 기다려봐야 할 것 같아요. 전우치와 서피드를 추적하고 싶어도... 그들의 위치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고요."

"....미하엘은요?"

 

막상 신서울의 클로저들의 목적이였던 미하엘의 체포도, 현재 그가 행방을 알 수 없던지라 흐지부지한 상황이였다. 내 질문에 감찰관은 고개를 가볍게 저었다.

"미하엘도 마찬가지예요. 분석실에서 양측 다 감시 위성의 영상들을 확인해 추적 중이라니... 아무튼 좀 더 상황을 지켜봐요."

"마침 이곳에서 해야 할 일도 있었는데... 좀 기다리죠 뭐."

이제서야 겨우, 하고자 했던 의무를 할 생각에 쌉싸름한 감정을 곱씹었.....



....후훗.



섬찟

슈르륵!!

"극각!!"



콰아아아아앙!!!!!



"우와아아아악!!?"

갑자기 몸을 틀은 자온이 허공을 향해 충격파를 쏘아냈다. 이미 훼손되어있던 거리였지만, 방금 그 충격파로 거리 일부가 아예 날아가 버렸다.

"야, 너 뭐하는 거야!? 미쳤어?"

"....헛. 미, 미안해!! 내가 뭘 한거여!?"

"진정해라! 도로가 파손되긴 했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자, 심호흡하세요! 후우..... 후우.....!"

"후우..... 후우....."

루시를 따라 크게 심호흡하며 벌렁거리는 심장을 진정시켰다.

"진정, 됐어?"

"....어."

"괜찮으신 거 맞으시죠? 방금은 왜 그러셨어요?"

"....
'시선'이, 느껴졌어."

"시선...이요?"

"어. 끈적거리다 못해 불쾌하기 짝이없는.... 그런 시선."


"그런데 이상한 점은.... 시선은 느껴졌는데, 실에 감지되는 게 아무것도 없어. 마치, 시선만을 여기로 보낸 것처럼...."

"....보스, 오늘 저희가 해야 할 일은 다 끝낸 거죠?"

"아, 네. 오늘은 그만 쉬셔도 돼요."

"좋아요. 조금 전에 시장님이 야구장 VIP석 초대받으셨다고 우리도 보겠냐고 물어보셨거든요? 머리 비울 겸 야구나 보러가요."

"....어디 경기인데?"

"거인이랑 쌍둥이."

"....볼래."

"와! 그럼 맛있는 거 사가요!"

"야구가, 뭐야?"

"아, 거기부터인가. 야구란 건 말이죠...."

미래에게 야구를 설명하며, 다함께 그날의 휴식을 맞이하러 갔다.

"....."


[뭘 했길래, 내게 민원이 들어왔는지 설명할 수 있겠지?]

....관전 직전에, 파손 시킨 거리 때문에 수호 형님께 불려나가서 결국 못 봤지만 말이다.
 



******

 



...

"....어머나. 예민하시네요."

흐릿한 인영(人影)이 사라지자, 누군가가 보일듯 말듯한 실금이 일어난 거대한 거울의 표면을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침식황]의 [필멸의 눈]이여설까요? 아니면 [침식황] 자체를 받드는 [그릇]이 특별한 걸까요?"

또각.... 또각....

"아버님은 저것이 모든 재보의 빛을 꺼트리는 [재해]이니 멀리 하라 하셨지만...."

'시선'이 거울 속 자신과 시선을 겹친 순간, 그 눈은 무엇보다도 탐욕적으로 빛났다.



"역시, 조금은 탐이 나는 걸요?"




******



동시각, 수십KM 떨어진 지역 창공.



부우우우우------



부유하고 있던 테임 플라이 한 개체가 어떤 '덩어리'를 든 채, 곧 발화를 개시했다.

"....네, 현시간부로 이 일대의 인과 관측을 종료하겠습니다. 예측했던 것과는 다소 상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물론, 오차범위 이내이긴 합니다만."

"판단컨데 '변칙적 개체'가 숙주로 선택된 탓에, 인과의 흐림에 다대한 왜곡이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개체는 예측된 인과의 완성에 긍적적인 영향을 주리라 보였지만, 오히려 지나친 개입으로 인해 방해 요소로 작용해 버렸습니다."

"흥, 한심하군요. 자아에 집착하지만 않았더라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


테임 플라이는 외형과 어울리지 않는 귀여운 여자아이의 목소리로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렸다.

"...아닙니다. 딱히 파리왕의 침공이 저지된 것에 유감을 표하는 게 아닙니다. 믿어주십시오, 마스터. 저에게 사적인 감정은 없습니다. 인류의 존속에 대한 유감 따위는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마스터, 해당 일대에서 마스터께서 돌려보내셨던 '침식황과 계약한 인간'이 관측되었...."


"으.....으으....."

그 순간, 테임 플라이가 들고 있던 '덩어리'가 '눈'을 떴다.

"여긴.... 어디지?"

"흐음. 각성한 모양이군요."

"넌.... 테임 플라이? 어떻게 테임 플라이가 인간의 언어를 구사하는 거지..? 신체 구조 상 있을 수 없는 일인데....!"

"그 부분에 관해 자세히 설명 드려봤자 하등한 당신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을 겁니다."

"뭐라고...? 내가, 하등... 하다고?"

"부정하실 생각입니까? 그럼, 지금 당신의 상태를 제대로 설명하실 수 있겠습니까?"

"내 상태? 그게 무슨 말이지? 지금의 내 상태가 대체 어떻다는....
끄, 끄아아아악!?"

그 '덩어리'의 밑으로는, 그저 공허뿐이였다.

"뭐, 뭐야, 이게! 내 몸이 어디로 간 거지? 목 아래로... 아무것도 없잖아?!"

"그렇습니다. 당신은 지금 머리만 살아남은 채 생존해 있는 상태죠. 어떻습니까? 현재 상황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십니까? 당신이 지금 처한 상황에 대해, 당신은 이해할 수 있습니까?"

"크... 커으..... 메리, 나의 아내는 어디에 있지? 우리가 머리를 맞대면 이런 상황은 금방....!"

"그 개체라면 사망했습니다. 테임 플라이들에게 '섭식'당했죠."

"섭식......? 먹혔다고!? 내 사랑하는 아내가, 차원종 따위에게?!"

"자신의 피조물에게 거부 당하고 잡아먹혀 버린 창조자라니, 웃음을 경멸하는 저조차도 비웃음이 생길 정도군요."

"...뭐냐, 대체? 네 녀석은 뭐냐! 그리고 나는 대체, 어떻게 되어버린 거냐!"

"저에 관한 정보를 당신에게 공유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사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도 비슷한 견해입니다만, 그래도 일단 답은 드리죠."

"당신이 지금 생존하고 있는 이유는, 당신이 리애니메이터라고 부르며, 수시로 접촉하고 조잡하게 모방까지 했던 '장치' 덕분입니다."

"그것의 오리지널은 장시간 접촉한 상대의 '머리'에 완결된 생태 구조를 확립시킵니다. 즉 동체 부분의 기능이 사라져도 생존이 가능하게 해주는 거죠."

"접촉시간이 짧은 경우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치지만, 장시간 접촉을 했을 경우 이 현상이 고착됩니다. 즉, 그 장치와 누구보다 오랫동안 접촉하고 있던 당신은 그 현상이 고착되어 머리만 남은 상태에서도 생존이 가능하게 된 겁니다."

"그 밖에도 비교적 오래 접촉한 개체 한 명이 있는 것 같습니다만, 고착화에 이르지는 못 한 거 같군요. 그 대신 파리왕의 알에 의해 장기 기관의 활동이 일시적으로 멎었는데도 생존이 가능했습니다. 참으로 운이 좋은 개체군요."


"리애니메이터에 그런 기능이 있었다고? 서, 설령 그게 사실이라고 해도, 대체 어떤 원리로....!"

"인간이 어떻게 '머리'만 남은 채 생존이 가능한 거지? 그런 건 불가능해. 정상적인 신진대사의 시스템이 작동할 리 없어...! 애, 애초에 나는 지금, 어떻게 발성을 하고 있는 거지? 폐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게, 게다가... 심장이 없는데 어떻게 뇌에 피가 공급되고 있는 건가! 이런 일은 있을 수 없어! 이런 '광기'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해!"

"...정말이지, 시시하고 지루한 반응이군요. 역시 지성을 갖추지 못한 '하등'개체에게 설명을 해주는 게 아니었습니다. 괜한 오해만을 더 사게 됐군요."


파즉, 파즉....!

테임 플라이에게서, 스파크가 일기 시작했다.

"그러면, 잡담은 이쯤하죠. 적적한 시기가 되었으니 '전송'을 개시하겠습니다. 이 테임 플라이 개체를 '연료'로 해서, 차원도약을 개시하겠습니다."

"뭐? 자, 잠깐! 차원도약이라니! 날 어디로 데려가려는 거지?!"

"어디긴요. 그야 물론 [실험실]입니다. 마스터께서 '실험체'인 당신을 데려오라고 지시하셨습니다. 좀 더 흥미롭고 유익한 실험을 떠올리신 모양이더군요.

"실험실....? 내가 실험체라고!?"

"기계왕께서 창조하신 그 장치와 접촉했을 때 인간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당신은 영광스럽게도 그 실험의 실험체로 선택된 겁니다."

"혹시 당신, 그저 당신이 운이 좋아서 그것을 손에 넣은 줄 알았습니까? 순전히 자신의 실력이 뛰어나서 그것의 양산에 성공했다고 믿었나요? 그렇다면 유감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것은 저희 마스터의 실험이었습니다. 최근, 그분께서도 인간에게 퍽 흥미를 가지신 모양이거든요. 근래에는 
[침식황]과 계약한 인간을 만나시고 더욱 더 큰 흥미를 가지신 모양이더군요."

"자, 그럼 전송을 시작하겠습니다. 영광으로 아십시오. 위대한 그분의 실험체가 된 것을...."

"자, 잠깐! 부탁이다! 차라리 날 여기서 죽여라! 날 과학자이자 메리의 남편이었던... [호프만]인 채로 죽여줘!"

"난 실험을 행하는 과학자다! 그런 내가 실험체 따위가 될 수는 없어! 그런 식으로 다시 영혼을 부여받을 수는 없단 말이다!!"

"거부합니다. 당신에게 선택권 따위는 애초부터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당신은 기계왕의 실험체가 될 '인과'였으니까요."

"그럼, 그분의 실험실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부디 멋진 반응으로, 그분을 흡족하게 해주시길."

이윽고 섬광이 테임 플라이와 '덩어리'의 모습을 앗아갔다.



"끄, 끄아아아아아악!!!"



....



......



닥터 하버트 웨스트 호프만의 비명은, 이제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




왜애애애애애애애애애앵!!!!!!



또 다른 동시각, 어느 숨겨진 연구실에 켜진 붉은 경보가 멈출 줄을 모르고 시끄럽게 울려댔다.

터벅, 터벅.....


쿵!


눈을 뜬 채 절명한 것으로 보이는 누군가의 머리가 지면을 나뒹굴었다.

"이럴수가.... 스스로 휴면 상태에서 벗어났다는 건가?"

그 누군가 말고도 목과 사지가 비틀리고, 관절이란 관절이 모두 비틀린 채 죽은 이들이 '단 한명의 소년'의 주위를 나뒹굴고 있었다.

"정말.... 경이롭군. 나이트와 비숍이 빠졌다고는 해도, 그들은 내가 엄선한 최강의 클로저들이었는데...."

미하엘은 소년을 보며 목울대를 위아래로 크게 움직였다.

"하... 새로운, 신이라는 건가? 새로운 신이여, 나를 죽이고 싶은가?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하다....!"


[제어코드, 이식 완료. 오메가 레기온, 코드 13 시작.]

그 때, 그 소년이 끼고 있던 고글에서 기계 음성이 울리자, 미하엘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외쳤다.

"최고 명령권자, 미하엘 폰 키스크가 명령한다. 네 주인 앞에 무릎 꿇어라!"



"어나더 루시펠!"



"....."

어나더 루시펠이라 불린 소년은 미하엘의 명령대로 무릎을 꿇고 예를 표했다.

"후... 후훗..... 후하하하하하핫!!!! 마침내 우리의 오랜 숙원이 달성되었구나! 이제 두려워 할 것은 없다! 아무것도!"

미하엘은 매우 흡족한 듯 입가를 틀어올리다 못해 폭소를 터뜨렸다.

"우린 버린 신이여! 보고 있는가! 당신이 우릴 버렸다면.... 우리 또한 당신을 버릴 것이다! 후하하하하하!!!!!"

한 때 불사의 열풍이였던, 한 때는 재와 먼지로 갈라저 나왔던 재였고, 그리고 지금은 어나더 루시펠이라 불린 소년-애쉬는 미하엘 앞에 조용히 무릎 꿇은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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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게,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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