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똑 "대위 강준성입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오도록" "충성!" 문을 열고 들어가자 보이는 건 대나무잎 세 개부터 별 하나...둘...세 개까지...최전방인 우리 사단의 지휘부의 주요 인사들이 모여있는 광경이었다. "강준성 대위, 새로운 임무다. 새로 들어온 신입 위상능력자를 교육시켜 전선으로 배치 시킬 수 있게 만들어라." 이환호 대령이 먼저 입을 열고 내게 말했다. "신입 위상능력자 말씀이십니까?" "그래, 현재 우리 사단은 차원종 측 총사령관 아자젤이 지휘하는 이름없는 군단 휘하의 주요 군단, 사단들을 막아내는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자네도 잘 알고 있겠지?" "네, 그렇습니다." "어찌저찌 전선을 구축해 막아내는 데 성공은 했다만, 지원병력이 모자란 현 상황, 특히 위상능력자들의 힘이 절실한 현 상황에서 위상능력자의 빠른 육성은 국가적 최우선 과제라 할 만큼 중요한 일이다. 이에 현재 전선에서 제일 좋은 활약을 펼치는 자네의 중대원들을 면밀히 바라본 결과, 자네의 지도 아래 비약적 성장을 거뒀다고 본 지휘부는 판단했네. 이에, 자네에게 신규 위상능력자 육성을 명령하는 바네" "여단장님, 한 말씀만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보게." "지금도 전선에는 저희 중대를 비롯한 위상능력자와 장병들, 전우들이 여전히 밤낮으로 싸우고 있습니다. 제 중대원들을 비롯한 전우들을 놓고 저 혼자 전선에서 이탈할 순 없습니다." "..." 내 말을 들은 이환호 대령은 대답하지 않았고, 자리에 놓인 고정 마이크를 켜고 대답한 사람은 권기환 소장이었다. "강대위, 강대위는 지금 위상능력자들이 전선에 가서 얼마나 생존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길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 만일 위상능력자들, 그중에서도 유망한 인재들을 발굴해내 전선으로 보낸다 쳐도...과연 며칠이나 생존해낼 수 있을지...굳이 말해줘야 되나?" 권기환 소장, 내가 속한 3사단의 사단장이신 권기환 소장님은 겉으론 냉혈한 모습을 보이지만 부하들을 아끼는 마음이 강한 분이시다. "사단장의 생각으론 말이야...자네만큼 이 일을 잘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하네. 자네도 어렴풋이 알겠지? 지금껏 중대원 중 전사자 없이, 인원 교체 및 충원 없이 전선에서 활약 중인 중대 밑 소대는 자네의 3중대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다른 중대, 심지어 대대급도 모두가 차원종의 일격에 터져나가고 갈려나가는 걸 봐 왔으니까. 그래도..... "제가 교관직을 맡게 되면 저희 3중대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내가 보장하겠네." 권기환 소장 대신 대답한 이는...김홍일 중장이었다. 차원전쟁이 시작돼 혼비백산이었던 때, 무너진 국군 사단을 수습하고 현재의 전선이 구축되기까지 국군 및 한미연합군이 재정비 할 시간을 벌어준 우리 한반도, 동북아시아 전선 구축에 이바지한, 인류가 반격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크게 공헌한 영웅이었다. "자네의 중대원들이 토사구팽 당하게 될 일은 절대 없을 거라고, 내가 보장하도록 하지." "군단장님 말씀대로, 자네의 중대원들 역시 유능한 인재들이야. 해서, 다른 정예부대 소속으로 가 임무를 계속하게 될 예정이네." 차라리 다행이다. 나와 함께 전선에 있을 수 없지만, 그래도 녀석들이라면 정예부대에 가서도 금방 적응해 성과를 올릴 녀석들이니까. "강준성 대위." "대위 강준성." "군단장은 말이야, 자네에게 미안하고 고맙네." 별 세 개의 전쟁 영웅, 최고의 야전지휘관이 고작 대위에게 사과와 감사를 하다니. 모두가 놀란 표정이었다. "자네의 전우들과 떨어지게 해 미안하고, 그들을 강한 군인으로 키워내 고맙네. 한 번만 내 부탁을 들어줄 순 없겠나? 정예 위상능력자들을 육성하는 일을 맡아줄 순 없겠나?" "...넵, 알겠습니다. 전선에 가서 헛되이 쓰러지지 않을 용사들을 키워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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