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강준성 대위님, 만나 뵙게 돼 영광입니다. 주한특수사관학교 소속 바바라 중사입니다." "그렇게 격식 차릴 필요 없습니다." 경례를 받으며 중사님께 인사한다. 이곳은 주한특수작전사령부 예하부대인 주한특수사관학교, 그중에서도 차원전쟁의 도래로 위상능력자의 육성을 위해 한미 연합군이 새롭게 창설한 부대다. "격식이라뇨, 강준성 대위님에 대한 이야기는 익히 들어 잘 알고 있습니다. 최전선에서의 활약을요." "과찬이십니다. 그보다도, 제가 가르치게 될 신병들을 보고 싶은데요." "아, 신병들 말씀이십니까? 아직 미국에서 다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한 명이 먼저 오긴 했습니다만..." 중사님이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난처해 하고 있다. 무슨 일이지? "왜 그러십니까?" "사실...대위님도 아시다시피, 지금은 제2차 세계대전보다 더 광범위하고, 또 많은 사상자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그래서 미국에서도 상황이 녹록지 않아서...이번에 새로 위상력을 각성한 인물이라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징집 중입니다." "그렇군요..." 과거 6.25 전쟁 당시에도 소년병, 학도병들이 있었지...어린 아이들까지 전장에 뛰어들어야 하는 전쟁이라니...지옥이 따로 없군. "혹시 지금 어딨습니까? 한 번 보고 싶군요." "아, 그럼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아닙니다. 어디 있는지만 말씀 해주시면 저 혼자 가겠습니다." 터벅터벅 걷다보니 어느새 병영시설(막사)을 나와 훈련교장에 도착했다. 저 아이인가? "하앗!" 한 쪽으로 머리를 묶은 백발의 소녀가 훈련용 각목을 향해 나이프를 휘둘렀다. 보기엔 14~16살...중학생 정도 돼 보이는 아이가 서투른 몸짓으로 나이프를 휘두르고 있었다. 이런 소녀가...연필이나 펜이 아닌, 나이프를 휘둘러야 한다니... "이야아아앗!" 어설프지만 힘찬 기합을 지르며 소총을 들며 약진하는 소녀는 지친 기색 없이 계속 훈련에 매진했다. "이얏! 어? 어라?" "저건..." 소총을 견착하고, 방아쇠를 당긴 후 블랙홀 같은 원형 모양의 입구의 정체불명의 공간에서 저격총을 꺼내들고 당황해 하는 표정을 지었다. 저 공간...분명히 저 아이의 위상력이 가진 고유 능력이겠지 "이...이게 아닌데..." "그게 너의 고유능력이군." "누구...어! 오늘 오시기로 했던 교관님이신가요!?" "그래, 대위 강준성이다." "충성! 교육생 티나 커티스입니다!" 떨리는 손으로 경례를 하는 이 아이..."티나 커티스" 이 아이가 내가 가르칠 첫 번째 아이군. "몇 시간 째 훈련 중이지?" "어..시간을 세진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봤던 시간부터 세자면 이걸로 3시간이다." "그..그렇습니까?" "훈련을 열심히 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훈련 시간을 잊어버릴 정도로 무리하진 말도록." "넵! 알겠습니다!" "그리고, 경어를 사용하는 건 좋으나 굳이 "다, 나, 까"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 "아, 넵! 알겠습니다!" "방금 말했는데? 이해를 못한 건가?" "아, 아니에요!" 흠..오늘은 별 다른 얘기는 안하는 게 좋겠지. "알겠다. 일단 오늘은 들어가서 쉬도록. 본격적인 훈련은 내일부터 시작이니." "네! 알겠어요!" "아, 강준성 대위님. 티나를 만나고 오셨군요." 티나를 만나고 다시 돌아오고, 병영시설 내부를 둘러보던 중 바바라 중사님을 마주쳤다. "네, 아직 어린 친구더군요..." "네, 한국도 미국도, 지금은 전 세계가 차원종과의 전쟁에 사투를 벌이고 있으니까요. 티나는 자진해서 입대했다고 하더군요." "자진입대요?" 저렇게 어린 나이에... 그것도 자진입대라니... "네, 아무래도 어리다보니 많이 서투르지만, 그래도 일과시간이 지나서까지 훈련에 매진하더라고요." "네, 안 그래도 오늘 티나가 훈련하는 걸 보고 오는 길입니다." "특이한 능력을 가졌고, 의지도 강한 아이인데..모쪼록 대위님께서 잘 지도해주셨으면 합니다." "네...그래야죠..." "그럼,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오느라 피곤하셨을 텐데 조금이라도 쉬세요." "네, 알겠습니다. 내일 뵙겠습니다." 아이들까지 싸워야 하는 전장이라니...이 전쟁엔 무슨 의미가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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