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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을 간다 5화 영웅 작성일2024.12.25 조회509

작성자TheFixerM

"으음..."

의무대의 환자용 침대, 헬기로 이송된 강준성은 곧바로 의무대로 옮겨졌고, 그대로 침대로 옮겨졌다.


"교관님!"


강준성의 소식을 들은 티나가 헐레벌떡 의무대로 뛰어왔고, 강준성에게 달려갔다.


"교관님!"

"음? 넌 누구지?"

"앗, 충성! 교육생 티나 커티스라고 합니다!"


강준성의 옆에서 상태를 봐주던 간호 장교가 티나에게 묻자, 티나는 경례하며 신분을 밝혔다. 간호 장교는 티나를 알아보며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아, 네가 그 위상능력자 신병이구나?"

"엇, 네넵! 저를 알고 계십니까?"

"그래, 최근 들어온 신병이 매일 하루 종일 열심히 훈련한단 말을 들어서 말이야."

"아.."


티나는 부끄럽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거렸다.


"저, 간호장교님, 강준성 대위님의 상태는 어떻습니까!?"

"아, 강대위님 상태를 보러 온 거구나. 특별히 신체상의 문제는 없어. 위상력은 아직 개명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라 확언은 줄 수 없지만, 아마도 위상력을 단기간에 많이 소모하셔서 회복 단계에 들어가신 거 같아."

"아...위상력 회복 말씀이십니까..."

"그래, 뭐, 게임으로 치면 MP, 마나를 다 써서 회복 중인 느낌이랄까?"

"그, 그럼 심각한 부상을 입으신 건 아닌 겁니까?"

"그래, 대개 위상능력자들의 강대위님 같은 위상력 탈진 증상을 앓을 경우 짧으면 몇 분, 길면 1주 이내에 기력을 회복했다는 보고가 여럿 있어."

"다...다행입니다..."


털썩!


티나는 긴장이 풀린 듯 자리에 풀썩 주저 앉았다.


"앗! 죄송합니다! 상관 앞에서!"

"됐어 됐어, 강대위님을 많아 걱정했나 보네."


티나는 아차 싶었는지 빠르게 일어서려 했지만 간호 장교가 손사레 치며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네...쓰러지셨다는 소식을 듣고..."

"강대위님을 많이 좋아하나 보네."

"네...네...!? 아! 아닙니다!"

무심코 대답했던 티나는 당황한 듯 허우적거렸다.


"그! 이성으로서 좋아한다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교관님으로서, 전우로서!"

"하하하, 알고 있어. 강대위님은 다른 군인들이 봐도 존경심을 갖게 되는 군인이시니까."

"네...그렇습니다..."

"난 말이지. 차원 전쟁 초반, 패닉으로 다시 전선은 커녕, 임무에도 복귀할 수 없었어."

"아...전쟁 초반...말씀이십니까..."


'차원 전쟁 초반'이란 말을 들은 티나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응, 당장 어제까지만 해도 함께 동고동락하며 웃고 울던 전우들이...차원종들에게 무참히 전사했거든. '더 이상 인류에게 희망은 없다' 하며 좌절했었지. 그렇게 좌절감에 빠져있던 중에 첫 승전보가 들려온 거야. 강준성 대위님이 지휘하던 중대에서 말이야."

"저도 들었습니다. 교관님, 강준성 대위님의 중대가 첫 승전보를 올린 뒤 여러 전선에서 승전보가 울렸다고."

"그래, 그래서 강대위님에 대해서 나는 '영웅'이라고 생각해."

"영웅...확실히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티나 네게도 언젠가 만나게 된다면 얘기해주고 싶은 게 있었어."

"제게 말씀이십니까?"


티나는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지으며 되물었고, 간호 장교는 싱긋 웃으며 티나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강대위님처럼 철인? 초인으로 보이는 영웅도 그 이전에 결국 우리와 같은 사람이야. 우리와 같은 군인이고, 전우지."

"네, 그렇습니다."

"중대원들이랑도 다른 임무를 받아서 헤어지게 되셨고, 그러니까 티나가 강대위님을 잘 지탱해줬으면 좋겠어. 교육생이기 이전에 전우로서."

"전우..."


간호 장교의 말을 들은 티나는 숨을 한 번 크게 들이마신 뒤 내시며 힘차게 말했다.


"넵! 알겠습니다!"


티나의 힘찬 대답을 들은 간호 장교는 싱긋 웃음 지었다.


"으음...여...여기는..."

"어, 강대위님! 일어나셨습니까!?"

"여긴...의무대...입니까..."

"네, 맞습니다. 불편하신 데는 없으십니까?"

"네...특별히 없습니다..."


간호 장교의 물음에 대답하며 강준성은 몸을 일으키려 했다.


"누워 계십시오! 아직 쉬시는 게."

"아,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교, 교관님.."

"티나? 너도 와 있었던 건가. 걱정을 끼쳤군."

"아, 아닙니다! 교관님이 무사하셔서 다행입니다.."

"그래...운이 좋았지..."

"의식을 찾은 건가?"


뚜벅뚜벅 전투화 소리와 함께 들어오며 강준성에게 향하는 일행.


"구, 군단장님! 충성!"

""충성!""


강준성이 놀라며 경례하자 남은 두 사람 역시 재빠르게 김홍일 중장을 향해 경례했다. 그러자 김홍일 중장은 답례하며 손사레를 쳤다.


"격식 차릴 필요는 없네들. 그나저나 이번 임무는 꽤 위험했다고 들었네만, 무사해서 다행이네."

"감사합니다. 굳이 이런 곳까지 찾아와주시고."

"뭘, 전쟁 영웅이 쓰러졌다는데 이 정도는 당연하지."

"과찬이십니다."

"자네는 너무 겸손해. 좀 더 본인에게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고 생각하네."

"네, 유념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네만."

"어떤 것 말씀이십니까?"


김홍일 중장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엄중한 목소리로 물었다.


"자네가 조우한 차원종에 관한 걸세. 보고로 듣기보단 직접 듣고 싶어서 말이지."

"아.."

"...강했나 그 차원종은"

"네..강했습니다."

"자네에게도?"

"...네, 제게도...목숨을 걸어야 할 정도의 상대였습니다."


강준성의 대답을 들은 이들은 모두 아무런 반응도 못하고 얼어붙었다.


"차원 전쟁 이후 수많은 전장을 헤쳐오며 영웅이라 불린 자네가 그렇게 말할 정도라면...확실한 난적이군..."


김홍일 중장이 한 쪽 손으로 하관을 감싼 뒤 깊은 생각에 잠긴 표정을 지었다.


"강대위, 다시 조우하게 된다면...이길 자신이 있나..?"


김홍일 중장이 강준성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강준성 역시 쉽사리 대답하지 못하고 잠시 생각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승리를 보장한다고 확답을 드릴 순 없겠습니다만...그럼에도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강준성이 결의에 찬 눈빛으로 김홍일 중장을 직시하며 이어서 말했다.


"목숨을 바쳐서라도 막아내겠습니다."


강준성의 결의에 찬 대답에 김홍일 중장 역시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자네가 그리 말해준다니 마음 깊이 든든하군."

"감사합니다. 저 군단장님, 괜찮으시다면 질문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말해보게."

"원래 저의 임무는 수송기를 타고 오던 중 습격 당한 신병들, 신규 위상능력자들을 수색하고 구조하는 일로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됐습니까?"


강준성의 질문을 들은 김홍일 중장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다.


"..전원 전사했네."

"그...그런..."


강준성은 순간 말을 잇지 못했고, 간호장교와 티나는 입을 틀어막았다.


"미안하네 강대위, 내가 부족한 탓에.."

"아닙니다 군단장님, 오히려 제가 구하지 못한 겁니다. 죄송합니다."

"아니, 그렇지 않아. 나는 군단장의 보직에 있는 지휘관일세. 더군다나 군 내의 상층부에 속해 있지. 따라서 자네들을 전선으로, 사지로 보내는 입장이지. 미안한 마음을 갖는다면, 자네가 아니라 내가 가져야 하네."

"군단장님..."

"오히려, 난 자네가 살아돌아와줘 고맙네."

"...아닙니다. 군단장님, 군단장님 덕분에 저는 제 3중대 중대원들의 처우를 보장 받을 수 있었고, 무엇보다 티나를 만나게 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준성의 말을 들은 티나는 흠칫 놀라며 강준성을 바라보았다. 김홍일 중장은 강준성의 어깨를 톡톡 치며 격려한 뒤 말했다.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군."

"저...군단장님..."

"음?"


김홍일 중장의 옆에 있던 참모진 중 한 명이 슬며시 옆으로 와 조용히 귓속말을 했다.


"이런, 곧 중요한 일정이 있어 가봐야겠군. 쉬는 데 방해해서 미안하네. 얼른 쾌차하길 바라겠네."

"넵, 감사합니다. 충성!"


강준성의 경례하자 티나와 간호장교 역시 경례했고, 김홍일 중장은 경례를 받고선 자리를 떠났다.


"그나저나 티나, 너도 와있을 줄이야."

"당연하죠! 교관님이 걱정되는 걸요.."


강준성은 티나를 보고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걱정을 끼쳐 미안하군."

"아...아뇨..! 그...무사히 돌아와주셔서...다행이에요..."


티나는 쑥스러워 하며 대답했다.


"그럼 저도 이만 자리에 돌아가보겠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시거나 필요한 게 있으시다면 호출해주십시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간호장교가 떠난 뒤 티나가 조심스레 강준성을 불렀다.


"저...교관님..."

"음? 무슨 일이지 티나?"

"그...머리 쓰다듬어주시는 건 좋은데...너무 오래는..."

"아, 미안하군. 무심코 계속..."

"아, 아뇨! 괜찮아요..."

"그보다 티나, 훈련은 잘 하고 있었나?"

"네! 교관님이 짜두신 커리큘럼대로 매일 빠짐없이 훈련했습니다!"


티나는 힘찬 목소리로 강준성에게 대답했다.
그 모습을 본 강준성은 웃으며 대답했다.


"하하, 다행이군. 좋아, 내일부터 바로 훈련 지도에 복귀한다."

"네? 조금 더 쉬셔야 하는 게.."

"아니, 괜찮아. 더 이상 기다리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야."

"헤헷..."

"음? 왜 그러지?"

"아, 아뇨! 그게..."


티나는 당황해 하며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을 지었다.


"실은...얼른 또 교관과 함께 훈련을 하며 지도 편달을 받고 싶어서...기다렸거든요..."


강준성은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티나를 쓰다듬어줬다.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강적이 나타나기도 한 만큼 힘든 훈련이 될 거다. 각오는 됐나?"

"네넵!"


쓱!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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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나는 강준성을 향해 경례하며 결의에 찬 눈빛을 하고 말했다.


"지도 편달을...저를 이끌어 주세요..! 교관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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