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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주년] 파리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 작성일2024.12.25 조회626

작성자하얀소년

찬 바람이 부는 파리의 거리 클로저들은 마룡형 차원종 잔당들을 쓰러트리고 거점인 순교자의 언덕으로 귀환했다. 차가운 바람을 맞아 몸이 차가워 언덕에 위치한 성당에 들어서 안에 있는 난로에 모여들었다. 

"하....따뜻하다." 

"응. 진짜 날이 많이 추워졌구나." 

"으....너무 추워서 입이 얼어붙었어. 루나, 나 좀 껴안아줘." 

"...젊은 녀석들이 허세를....." 

"그러는 선배야 말로 난로에 바싹 붙어있는 거 아닙니까?" 

사냥터지기팀은 성당안에 위치한 난로 앞에 모여들어 몸을 녹이고 있었다. 특히 그 중에서 볼프만 난로에 바싹 붙어있자 파이가 지적을 하며 끌어냈고 그러던 중 앨리스가 뭔가 장식하고 있자 보고있던 볼프는 뭘 하는 거냐고 물었다. 

"내일이 크리스마스잖아요. 이곳에 관리인께서 트리를 준비하신다 해서 저희 관리요원들이 돕고 있었어요. 교단과 마룡형 차원종도 어느정도 줄어 들어서 크리스마스 행사를 한다고 해요." 

"오오! 재미있겠다! 볼프쌤, 저희도 같이해요." 

"됐거든. 아무튼 그럼 내일은 푹 쉴 수 있는거지?" 

"그러시지 말고 좀 나갔다 오시지 그래요. 모처럼 파리까지 오셨는데, 이럴때 관광을 즐기시면 좋잖아요. 레온 교수님 이랑 말이죠." 

파리에서 임무를 끝내 무사히 파리를 구했지만 그 대가로 레온 슈나이더 그가 축음기를 통한 관측을 한 대가로 자신에 기억을 바쳐버렸다. 그 탓에 완전한 일부 지식만 남은 채 완전한 어린아이가 되어 볼프랑 부자지간이여도 볼프를 알아 볼 수 없었다. 

"됐어. 이제 와서 무슨...." 

"그러지 말고 같이 어울리죠, 선배. 이럴때 아니면 언제 또 교수님과 시간 보내겠어요." 

"맞아요! 제가 레온 교수님에게 말해보고 올 게요!" 

"야, 소마! 잠깐만!" 

말이 무섭게 소마는 레온을 찾으러 갔고 그녀의 행동에 한숨만 나왔다. 잠시 후 소마가 돌아오자 레온과 약속을 잡았고 볼프는 예정에도 없는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되었다.  

  

  

  

  ***

  

 

다음날 아침 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볼프는 거리를 산책하고 돌아왔고 벤치에 누군가 앉아있자 확인을 해봤다. 안개 때문에 잘 안보였지만 점차 안개가 걷히자 확인을 하니 작은 체구에 어린 남자아이가 앉아서 홍차를 한잔 마시고 있었고 그는 레온 슈나이더였다. 

"여기서 뭐해?" 

볼프가 다가가 레온을 부르자 레온은 볼프를 보고 반가워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슈나이더 요원님. 눈이 일찍 떠져서 바깥 공기 좀 쐬러 나왔어요. 마침 따뜻하게 차를 준비했는데 드시겠어요?" 

홍차를 보자 작전을 끝나고 돌아왔을때 생각났다. 그때도 이미 레온은 기억을 다 잃은 상태였고 볼프는 차를 한잔 마시며 그 맛을 기억하고 싶어 처음으로 홍차의 입문했었다. 맛은 없었지만 그 뒤로부터 볼프는 레온 때문인지 아니면 그 맛을 기억하기 위해서인지 홍차를 자주 마시고는 했고 차를 한잔 마시자는 제안이 오면 거절하지 않았다. 

"한잔 부탁하지." 

옆 자리에 앉아 기다리자 레온은 보온병에 담긴 차를 컵에 따라줬다. 한잔 건네 받자 은은한 향기가 났고 한잔 마시자 그는 소리를 내며 쓰다는 듯 표정을 찡그렸다. 

"윽...." 

"아, 우유나 설탕이라도 넣어드릴까요?" 

"아니, 좀 더 이 맛을 익숙해지고 싶거든." 

"전부터 궁금했는데, 그렇게 쓰게 드시는 걸 고집하는 이유라도 있나요? 그러시지 않아도 더 맛있게 드시는 방법도 있는데요." 

레온의 말에 볼프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다. 그에게 진실을 말해줘도 레온은 기억을 못할거고 그저 변명하듯 이 맛에 익숙해지고 싶다고만 말하자 레온은 이해하지 못해 의아하게 생각했다. 분위기가 조금 고조되자 대화의 주제를 바꿔 오늘 크리스마스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레온은 어제 소마가 갑자기 찾아와 당황했지만 같이 어울리자는 것에 싫어하지는 않아 보였다. 하지만 그의 표정과 반응을 본 볼프는 어린아이 다운 면이 없어 마음에 걸렸고 이왕 오늘 하루를 레온이 기쁘게 보낼 수 있게 노력하기로 다짐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사냥터지기팀은 거리로 나왔다. 거리에는 이미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한창이었고 얼마전까지 길달과 마룡 군단으로 피해를 입었다지만 그럼에도 거리는 활발했다.  

"우와! 거리에 먹거리가 한가득이야!" 

"전부 먹고 싶다! 파이, 나 저거 하나 사주라!" 

"너희들 아침 먹은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그러는 거야?" 

소마와 세트는 거리를 돌아다니며 이미 즐기고 있었고 두사람에 행동에 루나는 두 사람을 말리고 있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파이는 기쁜 반면 볼프랑 레온은 조용히 뒤따르고 있었다. 뭣보다 볼프는 레온을 어떻게 즐겁게 해줘야 할지 싶었고 길거리에 있는 음식들을 가리키며 먹어보는 게 어떠냐 고 제안했다. 

"아니요. 괜찮아요." 

하지만 단호하게 거절하자 볼프는 괜히 어색했고 그 모습을 본 파이는 볼프에게 다가와 한마디 했다. 

"생각보다 불편하신 거 같습니다." 

"어? 아니....그냥...." 

"그렇게 긴장한채 할 필요는 없잖아요. 레온 교수님이 좋아하시는 거라도 생각해서 어울리는 게 어때요?" 

"음....아버지가 좋아했던 거라....." 

볼프는 생각을 잠기다 한가지 생각나 아이들을 불렀고 레온과 같이 이동했다. 도착한곳은 북카페였고 책들을 보며 간단히 마실 음료를 고르며 자리에 앉아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냈다. 

예상대로 레온은 책들을 깊게 읽기 시작했고 볼프는 그 모습을 보고 예전 아버지때가 생각났다. 늘 언제나 서점에서 책을 한 무더기 사오고는 서재에 들어가 홍차를 마시며 한 권을 기본 다 읽어 치웠던 기억이 났고 몸이 어려져 기억이 없다고 해도 그 버릇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으으....세트, 동화책 다 읽었다. 이제 딴곳가서 놀면 안되냐?" 

"쉿, 지금 레온 교수님이 책을 읽고 있잖아요. 기다리기 힘드시면 다른 책이라도 읽으면서 기다리고 계세요." 

"아, 이거 제가 너무 열중하게 읽었나 보군요. 지루하신 거 같으니 그만 일어날까요." 

세트나 아이들이 견디기 힘들어 보이자 눈치를 챈 레온이 일어나려고 했고 아이들과 파이가 말렸지만 레온은 괜찮다며 자리를 먼저 일어섰다. 그리고는 흥미가 있는 책들을 미리 준비해 결제를 하려고 할 때 볼프가 먼저 직원에게 카드를 주면서 먼저 결제를 했다. 

"제가 결제해도 되는데...." 

"됐어. 오늘만큼은 그냥 주는 대로 받아. 크리스마스니까 내가주는 크리스마스 선물이라고 생각하면 돼." 

"아....고맙습니다." 

레온은 정중히 인사했고 책을 산 것에 기뻤는지 입고리가 살짝 올라갔다. 그 모습을 보자 볼프는 이곳에 데려온 게 잘했는지 뿌듯했고 북카페를 나와 마저 관광에 들어갔다. 임무 때문에 파리에 온거지만 이왕 온 거 파리의 관광명소를 하나씩 둘러봤고 에펠탑과 개선문 그밖에 다른 팀들이 가봤던 클로저들을 추모하는 순교자의 벽과 처음 파리에 왔을 때 그림을 그려주는 초상화의 거리에 가봤고 이번에도 가보자 초상화를 그리는 노인이 있었다. 

"자네들이 구만." 

"예에! 사냥터지기팀 개그담당 소마가 왔습니다!" 

"어르신, 크리스마스라 여기에 오신 건가요?" 

"그렇지. 매년 오늘 같은 행사가 있는 날에는 초상화를 그리는 이벤트를 하고 있어. 마침 자네들을 보면 감사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고맙네. 그때 자네들이 구해주지 않았으면 나랑 내 손녀는 위험했을 거야." 

초상화를 그리는 노인은 고개를 숙이며 정중히 감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답례로 사냥터지기팀 전원에 초상화를 그려준다고 했고 그 말에 아이들은 기대한 반면 볼프는 그림을 그려주는 것에 부담스러웠다. 

"그러지 말고 해보는 게 어때요. 저는 재미있을 거 같은데." 

"....네가 그렇게 까지 말한다면 알았어." 

모두 자리에 앉은 채 대기했고 노인은 초상화를 그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오래 앉기 시작하자 아이들은 점점 버티기 힘들어 보였고 특히 볼프는 이대로 눕고 싶어 조금씩 움직이자 노인은 볼프의 자세를 지적하며 가만히 있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물론 볼프뿐만이 아닌 아이들 또한 마찬가지였고 유일하게 파이와 레온만이 한 자세를 유지한채 있었다. 파이야 어릴 때부터 검술을 다루며 자세 잡는 거는 그렇다 쳐도 레온까지 저렇게 미동도 없이 앉아서 있는 모습에 볼프는 감탄을 하다 못해 무섭게 느껴졌다. 

"다 됐다. 한번 와서 보거라." 

화가 노인이 그림을 다 그리자 각자 자신들에 초상화 작품을 감상하는 사냥터지기팀은 대부분 만족하는 눈치였다. 평소 사진 찍는 거나 자기 얼굴 그림을 꺼려하던 볼프도 실력 있는 화가가 그려줘서 그런지 마음에 들었고 레온도 똑같이 잘 그렸다며 화가 노인에게 감사에 인사를 했다. 

예술가 거리에서 초상화까지 다 그리자 슬슬 다들 허기가 졌고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향했다. 처음 와보는 파리의 식당이지만 주변에서 먹는 음식과 냄새를 맡자 군침이 돌 정도였다. 하지만 처음 먹는 음식에 주문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 레온이 빠르게 스캔해 점원을 통해 주문을 했다. 

"여기 크림 파스타랑 해물피자 커리어부스트. 그리고, 후식으로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하면 좋겠어요." 

"생각보다 잘 아는 눈치내." 

레온의 주문을 듣던 볼프는 그가 처음이 아니라는 듯 눈치였고 레온도 어째서인지 자신도 주문에 능숙했나 의아했다. 그걸 본 볼프는 대강 추측을 하는데 기억이 없어도 몸으로 이미 경험을 해봤으니 우선은 뭘 말해줘도 그가 기억을 못할거라 생각해 묻어두기로 했다. 

잠시 후 식탁에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자 식사에 들어갔고 저마다 만족하는 눈치였다. 피자가 맛있어 한입에 바로 삼키는 세트 하나하나 먹을 때마다 완전무결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는 루나 그리고 처음 먹는 음식들에 감탄해 조용히 음식만 집중해 먹는 모습에 다들 만족하는 거 같았고 볼프는 특히 먹으면서 한가지 맥주 생각이 나서 몰래 점원을 불러 주문하려고 했다. 

"선배, 그만두시죠." 

"뭐....뭘 말이야?" 

"방금 점원분한께 몰래 술을 주문하려고 한 거잖아요." 

"아....아니야! 난 그냥 너희가 맛있게 먹으니까 음식 부족할까 봐 그런 거라고." 

파이가 눈치채 말하자 볼프는 아니라고 변명을 늘어놨다. 하지만 볼프의 거짓말을 간파한 파이에게는 결국 의미가 없었고 아이들까지 합세하자 볼프는 두 손 두 발을 다 들었다. 

"한잔 정도는 괜찮잖아. 이 먹음직스러운 해물피자랑 술 안주로도 유명한 커리어부스트를 보고 어떻게 맥주를 참으라는 건데?" 

"아직 대낮이잖아요. 크리스마스 대낮부터 아이들한테도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라고 봅니다." 

"맞아요! 볼프쌤은 술을 먹지마라!" 

"오늘 같은 날은 좀 참아주세요." 

"맞다! 술 같은 거 몸에 안 좋다고 들었다." 

아이들까지 합세하자 볼프는 골 때리자 한숨만 나왔다. 왜 신서울에 있을 때 김유정이 캐롤에게 술을 통제 당했는지 새삼 유정의 기분을 이해했고 그 광경을 보던 레온은 웃음이 나왔다. 

"훗...." 

레온이 오늘 외출 후 처음으로 웃는 소리에 모두들 시선이 집중됐고 볼프는 그가 왜 웃나 싶어 보아하니 레온은 표정이 밝아졌다. 

"보기 좋아요. 사냥터지기팀 내용을 봤는데, 확실히 선생님이랑 아이들이 사이좋게 지내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게 맞았네요." 

"친하게 지내기는 무슨....오히려 내가 파트너랑 다른 애들한테 시달리는 거라고." 

"그야 선배가 똑바로 못하니까 그러는 거죠." 

"아무튼 슈나이더 요원님이 맥주는 무리더라도 음료로 대신하는 건 안될까요? 확실히 낮부터 술은 몸에 좋지도 않고 아직 시간도 이르잖아요." 

레온이 제안을 하자 볼프는 할 수 없이 그러기로 했고 음료를 추가로 주문해 식사를 마쳤다. 식당을 나와 상점가를 둘러보며 늑대개팀이 가봤다는 옷가게를 갔다. 아직 복구 중이기는 하지만 임시로 규모는 작게 운영은 하고 있었다. 

"쌤! 저 이거 사주세요!" 

소마는 옷 한 벌을 고르더니 볼프에게 사달라고 졸랐다. 갑자기 옷을 사달라는 것에 소마의 행동에 당황한 볼프는 거부하자 소마는 볼을 부풀리며 투정을 부렸다. 

"우우....레온 교수님한테는 사줬으면서 저희도 하나씩 사줘야 죠!" 

"그거랑 다르거든. 그리고 옷들 가격이 상당히 비싸잖아." 

"그래도 아이들에게 선물 하나씩 사주는 게 좋겠어요. 아직 선물을 해준 게 없잖아요. 저랑 반씩 나눠서 내는 걸로 하죠." 

확실히 오늘이 크리스마스지만 아직 아이들에게 선물을 사주지 못했고 볼프는 파이의 말대로 아이들에게 옷을 한벌 씩 사줬다. 구매를 마치고 가게를 나와 옷을 받은 것에 기뻐하는 아이들에 반면 볼프는 가뜩이나 지갑사정도 좋지 않아 가벼워진 지갑을 보고 한숨만 나왔다. 

"저도 좀 무리하기는 했네요. 한동안은 아껴 써야겠어요." 

"어? 볼프강 요원님, 휴대폰에서 진동이 울리시는데요." 

레온의 말에 휴대폰을 확인하자 앨리스에게서 전화가 왔다. 무슨 일인가 싶어 전화를 받아 대화를 이어가는데 뭔가를 부탁하는 눈치로 볼프는 귀찮다는 말이 나왔고 끝내 볼프는 사오겠다며 항복선언을 하는 걸 봐서 심부름을 맡게 되었다. 

전화를 마치자 앨리스 말로는 순교자 언덕에서 오늘밤 크리스마스 파티가 시작될 거라고 했다. 그에 필요한 준비를 하는데 마을사람들이 파리를 구해준 것에 고맙다며 클로저들에게 음식을 준비해 간다고 했고 그에 필요한 파티에 쓸 장식 재료가 부족하다고 사냥터지기팀에게 부탁한 거다. 

"그래서 뭘 사야 하는거에요?" 

"일단 트리에 필요한 장식들이 랑 현수막에 쓸 천 이랑 생각보다 필요한 게 많네. 이런 걸 구할 수 있는 가게들이 있나." 

"음....그거라면 제가 알 거 같아요." 

레온은 태블릿으로 파리에 가게들을 검색해 위치를 알아냈고 레온의 소개를 받으며 차례차례 이동해 물건들을 구매했다. 돌아다녀 그런지 날이 점차 어두워 해가 지고 있었고 부탁한 물건을 다 구했으니 슬슬 순교자의 언덕으로 귀환했다. 

  

  

***

"사냥터지기팀!" 

거점에 도착하자 이미 파티 준비가 한창이었다. 수많은 테이블에 놓인 음식들과 곳곳에 기둥과 바닥에 꾸며진 꽃 장식 그리고 크리스마스 트리에 놓인 장식들과 그 밖에 각자 파티 준비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언덕의 입구에서 흑지수가 돌아온 사냥터지기팀을 맞이해줬다. 

아이들은 그동안 부상으로 누워있던 흑지수를 간만에 다시 보는 거라 반가웠고 볼프랑 파이도 그녀가 무사히 회복해서 안심했다.  

"돌아다니는가 보면 이제 다 회복한 거야?" 

"이정도는 별거 아니지. 아무튼 이제 트리에 장식들만 해 놓으면 다 끝나거든. 앨리스가 너희 기다리던데 어서 가봐." 

흑지수의 말을 듣고 가자 앨리스가 기다리고 있었고 오자마자 바로 트리장식과 파티 준비를 도와달라고 했다. 볼프는 이미 체력이 빠져 있어 농땡이를 피우려 했지만 파이가 바로 눈치채서 그를 붙잡았다. 

"이봐. 내가 굳이 해야 하는 거야? 이런 건 애들시켜." 

"흠....요원님이 그렇게 나오실 줄 알고 좋은 소식을 알려드릴까 했는데...." 

"왜? 휴가라도 주려고?" 

"이번에 시민분들이 저희에게 고맙다며 비싼 와인을 보내셨어요. 그걸 요원님에게 제일 먼저 드리려고 했는데, 그렇게 비협조적으로 나오신다면 어쩔 수 없죠." 

앨리스의 말을 듣자 곧 바로 태세전환한 볼프는 헛기침을 하며 바로 구매해온 장식들을 꺼내 트리에 달기 시작했다. 그의 단순한 면에 파이랑 앨리스는 한숨만 나왔지만 어쨌든 트리장식을 마저 진행했고 다행히 파티시간에 맞출 수 있었다.  

장식을 다 마무리하고 트리에 붙어있는 불빛장식을 작동하자 어두운 순교자의 언덕을 한눈에 밝힐 정도로 빛을 내고 있었다. 모든 준비를 마쳤고 마침 식탁들에 놓여있는 음식들과 함께 주변에 있던 클로저들과 파리의 시민들은 다 같이 크리스마스 파티를 시작했다.  

파티에 규모가 커서 그런지 모두에 웃음소리가 한가득 했고 시민들이 준비한 파티음식들을 먹으며 모두 즐거워 보이는 눈치였다. 여러 음식을 폭풍흡입 하는 세트와 술을 못 마셔 아쉬웠던 볼프는 앨리스가 말한 와인과 준비된 커리어부스트를 안주로 삼아 먹으며 행복해 하는 등 파티에 분위기는 크게 달아올랐다. 

잘 즐기던 한편 파티가 한창일때 단 한 명 레온 슈나이더만 따로 떨어져 혼자 홍차를 마시며 벤치에 앉아서 파티를 즐기는 사람들에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왜 혼자 그러고 있어?" 

홍차를 마시던 레온 옆으로 볼프가 다가왔고 레온 옆에 앉았다. 

"모처럼 하는 파티인데, 너도 가서 좀 즐기지 그래. 혹시, 파티가 마음에 안들어?" 

"아니요. 파티는 마음에 들어요. 그냥 좀 너무 시끌벅적한 곳에 오래 있기 불편해서 잠깐 나왔어요." 

"그래? 보니까 파티 음식도 많이 안 먹던걸...." 

"충분히 먹어서 괜찮아요. 슈나이더 요원님이야말로 더 즐기시지 않고 저한 테는 어쩐 일로 오셨어요?" 

레온의 질문에 볼프는 생각에 잠겼다. 파티를 하면서 즐기던 도중에도 볼프는 레온을 의식하고 있었고 그는 파티음식도 얼마 안 먹고 도중에 자리를 빠져나간 게 신경 쓰여 그를 따라와봤다.  

레온은 자기는 시끌벅적한 곳에 있는 게 불편해 그랬다 하는데 실제로도 늘 볼프의 아버지 레온도 그 부분은 마찬가지였다. 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그의 표정에는 어딘가 다른 생각이 있다 싶어 레온을 따라온 거였다. 

"그냥 네가 하도 걱정돼서 따라왔어. 너 나름대로 즐긴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걱정되니까." 

"그거라면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전 오늘 무지 즐거웠는 걸요. 사냥터지기팀 여러분들과 많은 곳을 돌아다녔고 또 크리스마스 선물까지 받았으니 전 충분히 기뻤어 요. 혹시 저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홍차를 한잔 마시며 말하자 볼프는 그의 모습을 보고 알 수 있었다. 자신에 아버지 레온일때도 그는 무뚝뚝하고 언제나 자기 표현을 안 하던 사람 단순히 기억을 잃어서 가 아니라 예전부터 그래왔었고 기억을 잃은 레온 슈나이더여도 그 모습은 달라진 게 없었다. 

아버지인 레온 슈나이더의 과거를 떠올리던 볼프는 레온의 진심을 알게 되었고 벤치에서 일어나더니 다시 돌아오자 손에는 접시에 담긴 커리어부스트를 담아와서 레온 옆에 놔두자 그걸 본 레온은 영문을 모르는 표정을 지었다. 

"너는 기억 안 나겠지만, 파리에서 작전 끝나고 맥주에 커리어부스트 한잔 하자고 나랑 약속했거든. 이제 작전 끝나 한숨 돌려 그 약속 지킬 수 있게 됐어." 

"그래요? 하지만 전 어려서 맥주는...." 

"맥주는 못 마시니 홍차를 마셔야 한다?" 

"아....네...." 

레온이 할 말을 예상한듯 대답하자 레온은 할말이 없었다. 그리고 볼프는 옷 안주머니에서 하나 챙겨 놨던 캔맥주를 꺼내 캔 뚜껑을 따더니 캔을 레온에게 내밀었다. 레온은 갑자기 맥주를 자기에게 내밀자 무슨 뜻인지 몰라 어리둥절해 혹시 자기보고 한잔 마시라는 뜻인가 싶더니 볼프는 한숨을 쉬었다. 

"건배하자고. 네가 술을 못마시니 이런 식으로 건배 하려는 거 아니야." 

"아, 그거라면 가능하죠." 

찻잔과 캔 맥주가 서로 부딪치며 두 사람은 건배를 외치며 서로 한잔 마시기 시작했다. 볼프는 준비한 안주인 커리어부스트를 먹으며 하늘을 올려다보며 간만에 휴식을 취할 수 있어 행복해 보였고 레온도 차를 마시며 지금에 이 상황이 싫지는 않아 보였다. 

서로 마실 거를 마시며 안주로 있는 커리어부스트를 먹으며 정적이 흐른 채 두 사람은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았다. 할 이야기가 없어서인지 아니면 지금 이 순간에 느낌을 더 감상하고 싶어서인지 대화가 없고 온전히 자신들이 즐기는 음료만 마시고 있었다. 

그때 아이들이 찾아와 루시네 부모님이 만든 크리스마스 케익이 곧 온다며 같이 먹으러 가자고 제안했다. 한순간 느끼던 감상을 조금 더 즐기고 싶었지만 아이들이 조르기도 했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너도 어서 일어나. 크리스마스인데 케익이나 먹으러 가자." 

볼프는 뒤에 있던 레온에게 말하자 레온도 고개를 끄덕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네, 크리스마스 케익이라니 기대되네요. 어서 가죠, 주니어." 

"....뭐?" 

레온에게서 나온 말에 볼프는 놀라 그를 바라봤지만 그는 천진난만한 아이처럼 사냥터지기 아이들과 함께 케익을 먹으러 향했다. 방금 들은 ‘주니어’라는 말 지금에 레온이라면 절대로 그 말이 나올 일은 없었지만 볼프는 똑똑히 들었다.  

"그런 거라고 믿고 싶지 않지만 크리스마스 기적이라 봐야겠지?" 

다시는 들을 수 없을 거라는 단어 '주니어'그 단어를 들은 순간 볼프의 마음은 한편으로 따뜻했고 그는 홍차의 쓴 맛만이 아닌 오늘 또 다시 새로운 추억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작가의 말

 

원래는 크리스마스 이번에는 건너뛸까 했는데 게시판이 일찍 생기기도 했고

 

이벤트도 하다보니 파리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내는걸로 한편 만들어봤습니다.

 

좀 서둘러 만들다보니 부족하지만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하네요.

 

그럼 전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도록 하고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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