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신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애리 출시 전에 만들었었던 애리 출시 축하용 짧은 소설입니다.
이것은 존재하지 못하는 자와 앞으로 존재할 자. 누구도 기억하지 못할 망상 속의 작은 이야기 머무를 수 있는 건 잠깐이야. 그러니 잘 애기하고 오려무나, 아가.
*******
물과 독기가 하나로 어우러진, 딛는 감각도 떠오르는 감각도 들지 않는 기묘한 공간. 그 중심에 검은 장궁을 든 부드러운 보라빛 머리칼의 여성이 서 있었다.
....퐁 그녀에게서 가까운 곳, 작은 물파장이 가볍게 일어나며 한 남자가 나타났다. "안녕. 만나서 반가워." 금빛의 장궁을 든, 잿빛과 붉은 빛을 두른 남자는 공간의 중심에 서 있는 여성에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처음 뵙는 분. 혹시 여기가 어디인지 아시나요?" 갑자기 나타난 남자의 모습에 놀라지 않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여성은 그에게 자신이 있는 공간에 대해 물었다. "여기는.... 존재하지 않으면서 앞으로 존재할 이들이 머무는 곳이랄까... 너는 이제 곧 나가는 존재여서 이곳에 잠시만 머무르고 있으면 돼." "그런 곳이라면.... 혹시 당신도 저와 같은 곳으로 가는 걸까요?" "그러면 저랑 가족이 될 수 있겠네요! 후훗. 기뻐라." "당신, 저와 가족이 되지 않을래요? 제가 누나여도 좋고, 여동생이여도 좋아요." "....아쉽지만 둘 다 되기 어려울거 같아." "어머, 그러면.... 저는 아내여도 좋은데. 어떠신가요?" 남자는 즐거워 보이는 여성에게 곤란한 웃음을 지었다. "아까 한 말의 의도가 잘 전해지지 않았네. 나는..... 이곳에 존재하지 못하는 자거든. 그래서 지금 이곳이 아니면 너와는 앞으로도 만날 일은... 없을거야." "나는 네가 부러워. 네 앞에 많은 힘든 일이 있을 거를 알지만... 그걸 뛰어넘는 수많은 기쁨과 행복이 있을 거라는 걸 알거든." "앞으로 만날 가족이 되줄 이를, 때론 수많은 우정과 행복이 있을 거야. 나는 네가 앞으로 갈 그곳에 존재하지 못할 걸 아니까 네가 질투나지만..... 한편으론 네가 어떤 이야기를 써내려갈지 궁금하면서도 기대돼." "미안해요. 그게 다 무슨 이야기인지 잘 모르겠어요." 남자의 이야기에, 여성은 이해하지 못한듯 곤란한 미소를 지었다. "이해하지 않아도 돼. 나에게도, 너에게도 망상으로 사라테니까." "그러니 마음에 조그맣게만 기억해줘. 존재하지 못하는 내가 할 수 없는 모든 것을 이뤄. 네가 만날 가족이 될 그 녀석들을 지키는 구원의 활이 되어줘." "나는 망상 속에서만 그녀석들을 지키고 적을 꿰뚫는 존재야. 망상이 아닌 진짜 그 녀석들을 지키는 건 네 몫이야..... 부탁해. 그 녀석들을, 내 친구들과 함께 해주고, 때론 지켜줘." "그것이 망상 속에서만 존재할 수 있는 내가 네게 바라는..... 작은 소망이야." "아가, 이제 진짜 갈 시간이다."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잿빛과 진홍의 남자의 몸은 흩어져 사라져갔다. "내 할 말만 하고 사라져서 미안해. 언젠가 내가 존재할 수 있다면.... 그땐 가족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너의 탄생을 축하해. 궁사 애리." "안녕히. 만나서 반가웠어. 앞으로의 네 이야기를 기대할게." 남자가 완전히 흩어져 사라졌다. 흐르는 물소리만이 남은 공간. 애리라 불린 여성이 그가 떠난 자리를 바라만 보았다. ".....? 나는 뭘 하고 있었죠? 누군가와 이야기한 기분이였는데....얼른 이곳을 나가보고 싶네요." "....아! 거기 있는 당신, 저와 가족이 되지 않을래요? 제가 누나여도 좋고, 여동생이여도 좋아요." "물론 아내여도 좋고요."
******
.....뭐였지? 뭔가 긴 꿈을 꾼 기분인데. "모지리, 뭐하고 있어? 졸았어?" "형, 피곤하면 잠깐 더 조셔도 괜찮아요." "아냐. 일어나야지. ....마침 감찰관도 우리 부르는 거 같고." "서둘러요! 모두 기다리고 있어요!" "이크, 서둘러야겠다. 금방 갈게!" 남자는 붉은 옷자락을 휘날리며 친구들의 곁으로 뛰어갔다. ""네/당신의 이야기를 기대할게./요."" ""침식의 계승자, 자온./구원을 바라는 악마의 화살, 애리.""
0/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