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늦었지만 2025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오랜만의 본편이네요. 바빴습니다. 진짜..... 회사 직원 한명이 갑자기 잠적해 버려서 더 바빴어요..... 그래도 최대한 평소 속도 페이스로 새글로 돌아오고자 합니다.
벌써 4년차에 접어든 침식의 계승자, 25년도에도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작합니다
"검은양 팀! 그리고 은하랑 자온! 도와줘서 고마워. 다들 고생 많았어!" 거점에 돌아오자 경정님은 검은양 팀분들과 우리의 어깨를 한번씩 두드리면서 감사를 표하셨다. "이걸로... 민우도 편히 잠들 수 있을 거야." 채민우 경정님을 모신 실의 관을 잠시 내려다보시던 경정님은 이내 고개를 드시며 웃으셨다. "휴, 배가 고프니까 뭐라도 좀 먹어야겠다! 너희도 좀 쉬어둬!" "저는 경정님 따라갈게요. 무스..... 아니, 채민우 경정님의 시신의 처우에 관해서 얘기를 드려야 하니까요." "그래. 부탁할게." "네. 은하, 뭐 얘기 나오면 찾을테니까 검은양 팀분들이랑 같이 쉬고 있어." 자온은 그대로 경정님을 뒤따라 거점 안 쪽으로 향했다. 은하는 갈피 잃은 양처럼 검은양 팀 주위에서 서성였고, 그 모습을 본 이슬비가 팀에 살며시 빠져나와 그녀 곁에 다가갔다. 서로 잠시 침묵하던 두 사람 중 은하가 먼저 입을 열었다. "....대단한 언니네, 정말." "응. 예전에도 그랬지만, 이런 상황이 되니까 훨씬 더 그 강함이 느껴져." 송은이의 뒷모습을 보았던 이슬비와 은하는 그녀의 마음의 강함에 감탄하며 서로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은이 언니는 강해. 존경스러운 분이지." "제이 아저씨도 그렇고.... 그 사이에 존경할 만한 어른들을 꽤 많이 만났나 보네? 내 주위엔.... 변변한 어른이 별로 없었는데 말이지." ".....그럼 전투스타일은, 독학으로 바꾼거야? 날붙이에 위상력을 입혀서 싸우는 스타일 말이야. 너.... 예전에는 혜성 아저씨처럼 맨손으로 싸우는 스타일을 고집했잖아?" "그래, 그러다가 너한테 맨날 잔소리를 들었지. 그런 건 비효율적이니까 다른 스타일을 찾으라고.... 딱히 네 충고에 따른 건 아니야. 그냥.... 먹고 살려고 하다 보니가 이렇게 된 거지." "과정이야 어쨌든.... 지금의 네 방식은 틀리지 않았어. 네가 서피드에게 한 말..... 그게, 지금의 너인 거겠지? 깡을 가지고, 악착같이 살아가는 게...." "그런 셈이려나....?" "...그렇구나. 역시... 넌 변하지 않았어." "뭐라는 거야? 이렇게나 변했는데.... 전투 스타일도 이상해졌고, 말하는 것도 더러워졌고...." "하지만 그래도, 너 지금 나와 같은 곳을 보고 있어. 예전의 나였다면 지금의 너를 받아들이지 못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니야. 여러 클로저들을 만났고, 저마다 스타일이 다를 수도 있다는 걸 알았어. 하지만 바라보는 곳이 같다면.... 같이 걸어갈 수 있지." 이슬비의 말을 듣곤 은하는 줄곧 직시하지 않았던 친구의 눈을 제대로 보기 시작했다. 친구의 눈은 예전만큼이나 올곧았다. 허나, 그 속에 담긴 올곧음의 깊이와 현명함의 깊이가 예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이 깊어진 것이 보였다. "네가 바뀐 것만큼이나, 나도 바뀌었어." 어느새 더욱 성숙해진 내 친구는, 옛날과 같은 미소로 내게 미소지었다. "....그런 것 같네. 바뀌었다기 보단, 성장한 거 같아. 뭐, 키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대로지만." "야, 너 모처럼 훈훈한 분위기인데, 남의 콤플렉스를 건들 거야?!" "....풋." ".....후훗." ".....살아남자, 피차. 아직, 밀린 이야기 많으니까." "응, 나도 아직 너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그러니가 우리, 꼭 살아남자. 약속한 거다? 알겠지?" "응, 약속이야." 음료를 가져와 마시면서 함께 쉬려는 와중에, "아, 은하야. 하나만 더. 너, 자온 씨와는 어떤 관계야?" 떨그렁 ".....어?"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은하는 쥐고 있던 음료캔을 떨어뜨리고서 얼빠진 표정을 지었다. "수로에서 너랑 자온 씨랑 서로 손뼉 쳤을 때, 그렇게 편안해 보인달까, 그렇게 웃는 네 얼굴 처음 봤거든. 혹시... 남자 친구야?" "아, 아니야!! 그리고 내가 언제 그런 얼굴을 했다고 그래!?" "흐음, 그렇게 강하게 부정하니까 더 수상한걸? 아니면, 혹시 썸? 그런건가?" 집요하게 물어오는 이슬비의 모습에 은하는 자기 친구가 중증 드라마 덕후, 특히 추리물 덕후였다는 취미를 상기하면서 고개를 세차게 저었다. "아니야! 아니라고, 이슬비!" 얼굴이 터질듯이 새빨개진 은하는 거점이 떠나가라 소리쳤다. "아니야아아!!!!" 아아아....... 아아.... ****** "응?" "왜 그러세요?" "아뇨, 아무것도 아니예요." 뭔가 고양이 소리지르는 거 같은게 들린 것 같은데..... 주위에 차원종 천지인 여기에 고양이가 있을리가 없지. 잘못 들은 거 같아 무시하고 하던 말을 이어갔다. "그래서... 경정님이 끝을 맺으시고서 여기.... 시신을 챙겨왔어요." 채민우 경정님을 담은 실의 관을 조심스레 쓸었다. "....그렇군요." 감찰관도 착잡한 표정으로 천천히, 조심스레 관을 쓸어내리셨다. "그래서 이제 무스.... 아니, 채민우 경정님의 시신을 어떻게 할까 고민했는데요.... 경정님이 괜찮으시다면 화장할까 싶어요." "화장이요?" "네. 솔직히 유니온에 맡기자니... 연구나 소재가 될 거 같고, 그렇다고 그대로 묻어드리기도 좀 마땅찮고요. 그래서 그나마 화장이 낫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다른 이유도 있고요." "다른 이유요?" "네. 제 불꽃의 본래 기능은 죄업을 가진 존재를 태우는 능력이잖아요? 무스카로서 남은 죄를 태우고, 청산된 채민우 경정님의 혼을 보내드리는.... 그런 진혼을 해드리고 싶어서요." 뭐, 말은 그렇게 했지만 무스카 그 놈도 남은 죄를 태우고 훨훨 날아갔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긴 하지만. 감찰관도 수긍했는지 고개를 끄덕이다. "그럼 모두 모이면 추도하면서 화장하도록 하죠. 다른 팀들은..... 이미 다 거점에 돌아온 것 같고." "그럼 조금 이따가 추도식을 진행하도록 해요. 송은이 경정님과 다른 팀들에게 전달할게요." "네. 그럼 저도 잠깐 쉴게ㅇ.... 아...." 이런 젠장. 쉬려고 긴장을 조금 풀어버리자, 미뤄두고 있던 고민들이 밀린 숙제마냥 머리 속에 쌓이기 시작했다. "왜 그러세요? 무슨 고민이라도 있으신가요?" "미뤄두던 고민들이 생각나서요. 추도식 끝내고서 어떻게 해야 할지랑 저희 내부의 문제가 말이죠...." 추도식 이후의 일을 생각하니 본격적으로 머리가 아파왔다. 외부의 적도 문제지만, 내부에서도 신경 쓸 부분이 만만찮게 많았다. 루시랑 레비아 씨의 마찰 건이랑 그 소마라는 아이와 메리라는 사람의 관계..... 그리고 스승님.... 지나 씨에 대해서도요. 사악한 용의 후예라는 레비아 씨와 그 용을 봉인한 성녀의 분신인 루시는 한번 마찰이 빚었고, 얼핏 얘기로만 들은 소마 양과 호프만의 부인인 메리라는 사람의 애증이라고 해야할지 모를 꼬인 관계에.... 적으로 돌아온 스승님을 어떡해야 할지, 또 동료였던 나이트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도..... 생각만해도 머리가 지끈지끈해져왔다. "....일단 지나 요원님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에 관한 대응은 정해진 게 있어요." "정해진 게 있다고요?" 깜짝 놀라 되물어보았다. 무슨 메뉴얼도 아니고 정해진게 어떻게 있는 거지!? 네. 다만 지금은 말씀 드리긴 곤란해요. 지나 요원님이 부탁하신 부분이거든요. 의문이 있긴 했지만 감찰관이 그렇다고 하니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 남은 문제만 해결하면 될텐데.... 이건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감찰관도 루시 쪽과 소마 양 쪽의 문제는 방법이 없는지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어느 쪽이든 말로만 끝내기는 어려운 거니까.... 어떻게 잘 풀어가보는 수밖에 없나. "그러죠.... 일단 추도식부터 마무리하고 같이 생각해 봐..... 참, 양반은 못 되네요." 저편을 보니 늑대개 팀과 함께 오는 루시와 김철수가 보였다. 그런데.....? "분위기가.... 좋아보이네요?" "그러....게요....?" 전체적인 분위기도 좋아보였지만, 무엇보다 가장 우려하고 있던 루시와 레비아 씨의 사이가 전에 비해 훨씬 친밀해 보였다. 아 물론 사이 좋아보이는 게 나쁜 건 아닌데 그게 그렇게 순식간에 풀릴 일이였나? "김철수. 김철수." 김철수를 향해 손짓하며 조용히 부르며 물었다. "루시랑 레비아 씨, 어떻게 저렇게 친해졌어? 루시 저 녀석 은밀....은 아니지만 레비아 씨 계속 지켜보고 있었잖아." "차를 마시면서 서로 얘기하더니 최소한 막연한 경계심은 누그러뜨린 모양이다." "나중에 들어봐야겠네. 뭐, 또 싸우는 것보다야 낫네." 서로 뭐 확인한다고 싸웠던 거 생각하면..... 골치가 다시 아파지려고해 머리 속에서 서둘러 지우기 시작했다. 워히! 워히! "감찰관, 그럼 전 사냥터지기 팀에게 추도식 전달하고 올게요." "네. 다녀오세요." 구호소에 있을 사냥터지기 팀을 향해 가다가 힐끗 뒤돌아보니, 그래도 조금은 편해진 얼굴로 레비아 씨와 대화하는 루시가 보였다. 어떤 생각인지, 무슨 마음인지는 잘 몰라도 편하게, 친하게 보이는 저 모습이 더 보기 좋았다. 피식 웃고는 뒤돌아 다시 구호소로 발길을 향했다. ***** "사냥터지기 팀, 잠시 괜찮나요?" "아, 응. 괜찮아." 구호소 천막을 걷고 들어가자, 치료를 마치고 휴식하고 있던 사냥터지기 팀의 볼프 씨가 먼저 맞이해 주셨다. "다들 쉬시는 죄송하네요. 다른 게 아니...." 쉬고있던 다른 사냥터지기 팀을 훑어보다가 한쪽 구석에 앉아 있눈 미래가 보였다. "미래야, 너 왜 그래? 어디 아파?" 미래의 안색을 본 나는 황급히 다가가 물었다. 아니 평소에도 찹쌀떡마냥 하얀 얘가 왜 더 창백해져서 돌아온 거야?! "괜찮아... 좀 어지러워서 그래...." 미래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말했다. 다친 것 같진 않은데 무슨 일이 있던 건가 물어보려는데 먼저 대답을 해주었다. "멀리 떨어진 그림자를 바꿔치기 해본 건 처음이라 그런 것 같아...." 그림자와 위치를 바꾸는 건 힘을 많이 쓴다고 했지. 아마 작전 중에 무리해서 힘을 사용한 모양이다. 지금 상황이 이러니 무리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피치 못할 작전이였다고 해도 네 동료를 무리시키게 했군. 미안하다." 머리에 손을 얹고 있었더니 볼프 씨가 사과를 해오셨다. "상대하신 분이 그 [비숍].....이였으니 어쩔 수 없죠. 무엇보다..... 제일 무리한 것 같은 저 아이를 보고 나무라할 순 없죠." 양팔에 붕대를 돌돌 싸맨 채 팀원들에게 간호받고 있는 루나 양을 힐끗 보며 대답했다. 전에도 스승님의 일격을 막느냐 부상을 입었다고 했는데 지금도 저러는 걸 보면 또 스승님의 창을 받아낸 걸테지... "그래도 네 팀원이니까. 미래 양, 미안하다. 그리고.... 협조해 줘서 고맙다." "아니야. 모두.... 무사해서 다행이야." 미래는 옅게 웃어보였다. 미래가 많이 도움이 된 모양이군. "저, 그리고 소마?" "네? 저요?" 미래가 소마 양을 부르자, 루나를 회복시키고 있던 그녀는 미래에게 총총 달려왔다. "왜 그러세요? 개그 듣고 싶으세요?" "아니, 개그는 됐어." 미래가 딱 잘라서 말하자 소마 양이 눈에 띄게 풀이 죽었다. 뭐지...? 이 아이에게 있어서 개그란 삶같은 건가....? 그러나 잠시 당황했던 마음도 미래가 이어서 하는 말에 순식간에 진중해질 수 밖에 없었다. "나, 너에대서 잘 몰라. 너와 네 엄마의 관계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하지만.... 이건 확실히 알았어." "네 엄마, 널 한 번도 똑바로 보지 않았어. 널 똑바로 보는 건, 사냥터지기 팀의 다른 사람들이었지. 내 말.... 무슨 뜻인지 전해졌을까?" 다른 시간선에서의 나들도 메리라는 사람과 거의 마주한 적이 없어서 여기서 행적으로만 어떤 사람인지 들었지만.... 미래의 말을 들으니 그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조금 더 이해가 되었다. 메리 셀리 호프만이란 사람은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훌륭한 의사로서 있을 수 있지만, 그걸 위해서라면 같은 사람조차도 도구 미만으로 활용하고 버릴 수 있는 인간이구나. 미래 말따라 소마 양에 관해서도, 메리라는 사람과의 관계를 잘 모르는 나도 이해했는데.... 저 아이가 이해하지 못 할리는 없겠지. 미래의 말을 곱씹으며 소마 양의 얼굴을 슬며시 살펴보니, 이해했는지 씁쓸해 보이는 미소를 띄고 있었다. "......응, 전해졌어요." 짜악! "그러니까 걱정하실 거 없어요! 저도 이제는 생각이 정리 됐으니까." 소마 양은 자기 양뺨을 찰싹 치더니 이내 활짝 웃어보였다. "응, 그렇다면 다행이다." 말이랑 달리 생각 정리는 덜 된 것 같아 보였지만, 그래도 기운 없어보이는 것 보단 나아보이네. 아니 근데 자기 뺨 너무 세게 친 거 같은데!? 점점 부풀고 있잖아! 자기도 아프긴 했는지 뺨을 문질대며 나아라 나아라 같은 걸 하고 있었다. 치료 능력이 있는 아이라 그런지 뺨이 회복하긴 했다. "우리가 늘 자기 편이라고 말해도 영 듣질 않는데 고맙군. 우리 말썽쟁이 2호가 신세를 졌어." "뭐 미래가 한 건 등 조금 떠민 건데요. 결정인.... 소마 양이 한 거니까요." 볼프강 씨와 함께 소마 양을 힐끗 보았다. 기운을 차린 소마 양은 미래한테 작전을 마치고 미래한테 귀한하는 팀원들을 영어로 하면 백 투 더 퓨처..... 같은 뭔가 알 수 없는 개그를 하고 있는데.... 그냥 못 들은 척하는게 낫겠지? "그런데 볼일이 있어서 온 거 아니었나? 무슨 일이지?" "아 맞다. 검은양 팀과 송은이 경정님의 활약으로 무스카의 토벌에 성공했거든요. 그래서 이제부터 잠깐 짬을 내서.... 채민우 경정님의 추도식을 진행하려고 해서요. 여러분도 참석해 주셨으면 합니다." "당연히 참석해야지. 말썽쟁..... 루나! 소마! 세트! 파트너! 잠깐 나가자!" 사냥터지기 팀 아이들은 네에 알겠다 같이 각자 대답하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파이 씨가 아이들을 인솔하기 시작하셨다. 미래는 더 쉬게하고 싶었지만 경정님을 함께 위로하고 싶다기에 부축해주면서 추도식을 열 거점 중앙으로 발길을 향했다. ***** "여러분, 모여주셔서 고맙습니다. 그럼.... 지금부터 채민우 경정님의 추도를 시작할게요." 검은양 팀, 늑대개 팀, 사냥터지기 팀, 그리고 우리 시궁쥐 팀까지 다 모이자 감찰관이 예를 갖추며 추도식의 시작을 알렸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짧게 진행하기로 했다. 감찰관이 시작을 알리면 송은이 경정님의 마지막 인사, 그리고... 화장. 경정님도 화장에 담은 의미를 들으시고 찬성하셨지만, 변모한 채민우 경정님의 모습을 가족에게 돌려보내는 것도 유족에겐 꽤.... 큰 상처가 될 테니 화장해 달라고 하셨다고 한다. "....어이, 민우. 듣고 있어? 우리가 만난 첫 날, 기억 나? 나, 그때 책상 앞에 엎드려서 낮잠 자고 있었잖아." 채민우 경정님을 모신 관에 다가간 경정님은 한쪽 무릎을 꿇으시곤 관에 손을 얹으셨다. "넌 전입신고 하려고 내가 깨어나길 몃 시간이나 기다렸지. 상급자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예의라면서 말이야. 하하! 지금 생각해도 참 미련한 녀석이었다니까, 넌! 그냥 흔들어서 깨우면 됐을 걸 말이야!" "그래... 그냥 흔들어서 깨웠으면 됐을 텐데... 넌 늘 그랬지. 힘든 게 있어도 힘들다고 이야기도 안 하고, 도와달라고 우는 소리도 안 했어." "좀..... 하지 그랬어. 내 어개를 흔들어서 깨우지 그랬어? 좀 더 세게 내 어깨를 붙잡지 그랬어? 그랬다면.... 그랬다면 널..... 이렇게 보내지 않았을지도 모르는데." 물기 어린 경정님의 목소리에 어린 클로저들이 훌쩍이기 시작했다. 어른들도... 굳은 표정으로 경정님의 등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 이런 이야기 하려던 게 아니였는데. 널 탓하려던 게 아니었어. 그러니까 내가 하려던 말이 뭐냐면...." 송은이는 잠긴 목과 벅차오른 감정을 추스리며 천천히 다시 말했다. "미안해. 네 대장으로서도, 네 친구로서도, 모든 게 다 미안할 뿐이야." "뒷일은... 나한테 맡겨. 충성. 편히 쉬기를." 경정님이 추도를 마치고 물러나자, 나는 손가락을 튕겨 지금 내게 남은 염화 능력을 관에 발화시켰다. 화르르르------- 채민우 경정님의 시신이 화장되기 시작하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훌쩍이거나 울기 시작했다. 우리 팀은 울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진심으로 슬퍼하면서..... 채민우 경정님을 애도했다. "....만난 적은 없지만, 당신도 사람을 구하기 위해 싸우다가 돌아가신 거죠? 부디..... 편히 쉬세요." "네, 편히 쉬세요. 당신이 편히 눈 감으셨기를 기도할게요." "미련이 많으시겠지만 저희에게 모두 맡기고 부디..... 훨훨 날아가시길. 훨훨...... 훨훨......." "....모두의 슬픔이 느껴져. 저수지가 죽었다고 생각했을 때 느낀 그 감정, 다시 느껴지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아파. 괜찮은 걸까?" "괜찮다, 미래. 그 아픔은 정상이다. 그런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쪽이 비정상이야. 예전의 나는.... 아마도 그랬을테지. 다시는.... 그때로 돌아가지 않겠어." 슬픔 속에서 각자가 조용히 결의를 다지는 와중에, "하얀 악마! 그리고 클로저 여러분! 추도식 중에 죄송합니다! 잠시 비둘기가 있는 쪽으로 모여주셨으면 합니다!" 헐레벌떡 달려오셔 가쁜 숨을 내쉬는 아오이 씨가 다음 말은, 전혀 예상치도 못했 급보였다.
" 그 소년.... 오메가 나이트가 직접 우리에게 연락을 취해 왔습니다!"
TO BE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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